883개 중 1/3은 최초로 관측한 은하
은하수 뒤쪽에 있는 수백 개의 은하들이 호주의 고감도 전파망원경으로 최초로 발견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은하수에 가려져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이들 은하는 모두 883개에 달하는데, 이중 3분의 1은 과학자들에게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것들이다.
이 은하들의 집단은 우리은하를 포함한 수천 개의 은하들을 엄청난 인력으로 끌어당기고 있는 거대인력체(great attractor) 현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거대인력체란 남쪽 하늘의 센타우루스자리와 바다뱀자리 사이의 센타우루스 초은하단 근처에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강한 인력을 가진 천체이다. 우리은하에서 2~3억 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이 천체는 주변의 은하들을 초속 1000km의 속도로 끌어당기고 있으며, 질량은 5×10^16제곱 태양질량으로 추정된다.
이들 은하는 호주 뉴사우스웰스의 파크스 전파망원경에 장착된 21cm 멀티빔 수신기에 의해 처음으로 그 실체를 드러냈다. 이 전파망원경은 우리은하를 가득 채우고 있는 별들과 성간 먼지를 꿰뚫고 뒤쪽의 숨겨진 영역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었다. 천문학에서는 이 영역을 회피대(回避帶)라 부르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의 대표 저자인 스타벨리-스미스 웨스트오스드레일리아 대학 교수는 "은하수는 참으로 아름다운 대상으로 우리은하를 연구하는 데 아주 흥미로운 자료입니다. 하지만 우리 시야를 가로막아 뒤쪽의 은하들을 가리는 존재이기도 하죠."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의 발견으로 태양질량의 16제곱 배가 넘는 엄청난 인력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거대인력체를 규명하는 데 한 발짝 더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우리은하에 작용하고 있는 이 거대인력체의 정체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디에서 오는 건지 사실 잘 모르고 있습니다."
스타벨리-스미스 교수는 "아마도 은하단이나 초은하단이 있어 우리은하를 시속 200만km로 끌어당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1970년대와 80년대에 처음으로 발견된 이 거대인력체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지금까지 부단히 노력해왔다. 이 같은 현상은 우주 팽창에 정면으로 거스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파망원경의 힘으로 우리은하 뒤쪽의 거대 은하 무리를 발견함으로써 미스터리에 싸인 거대인력체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인지 천문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아스트로노미컬 저널'에 발표되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