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과학자들은 최초 외계 행성을 발견했을 때 아마도 두 개의 별이 같이 존재하는 쌍성계에는 행성이 쉽게 생기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시 말해 스타워즈의 고향 타투인 행성처럼 태양이 두 개 뜨는 행성은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 우주에는 태양과는 달리 두 개 이상의 별이 서로 공전하는 쌍성계가 흔하므로 이 논쟁은 우주에 얼마나 행성이 많으냐는 질문과도 연결되어 있다.
두 개의 별이 있으면 그 중력의 간섭 작용 때문에 행성이 쉽게 살아남지 못하거나 생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과학자들은 쌍성계 주변의 행성을 잇달아 발견했다. 하지만 어떻게 생성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했다.
라이스 대학의 안드레아 이셀라 교수(Andrea Isella)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구에서 450광년 떨어진 HD 142527이라는 젊은 쌍성계 주변에서 행성이 생성되고 있는 증거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세계 최대의 전파 망원경인 ALMA(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를 통해 세밀한 관측을 시도했는데, 그 결과 본래 예상과는 달리 동반성의 중력 간섭에 의해 새로운 행성의 생성이 촉진되는 증거를 발견했다.
사진에서 중앙은 두 개의 쌍성을 표시한 것이고 주변에 보이는 고리는 가스와 먼지의 모임이다.
여기서 붉은색은 먼지의 덩어리, 그리고 녹색과 파란색은 일산화탄소의 분포를 나타내는 것인데, 대략 1/3 정도 되는 부분에는 일산화탄소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여기서 새로운 얼음과 먼지들이 합체되면서 행성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얼어붙은 덕분에 전파 망원경에 그 파장이 잡히지 않는 것이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는 새로운 행성이 형성되는데 중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 쌍성계의 중력 간섭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에서 쌍성계 주변에서 새로운 행성이 생성되는 과정을 포착하기는 했지만, 아직 쌍성계 주변 행성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분명한 것은 타투인 행성처럼 두 개의 태양이 뜨는 행성이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점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