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상으로는 88년 만에 쿠바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깜짝 스페인어 인사가 화제다.
20일(현지시간)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내려앉은 오바마는 착륙 직전 트위터에 "쿠바, 잘 있었어?(케 볼라 쿠바)"라는 짧은 스페인어 인사를 띄웠다.
짧은 인사가 쿠바를 뛰어넘어 남미 전역에서 단번에 화제가 된 건 오바마가 구사한 스페인어가 정통 스페인어가 아니라 쿠바식 스페인어였기 때문.
스페인어에는 다양한 인사 표현이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인사 방식은 영어의 'How are you?'에 해당하는 "¿Cómo estás?"(코모 에스타스)다.
하지만 오바마는 트위터에 "¿Que bola Cuba?"(케 볼라 쿠바)라고 적었다.
"케 볼라"는 분명 스페인어지만 쿠바에서만 사용되는 일종의 방언 인사로 쿠바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스페인 원어민조차 이해하기 힘든 낯선 표현이다.
쿠바만의 독특한 스페인어로 툭 던진 오바마의 한마디는 단번에 쿠바 국민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인터넷 사용이 제한적인 공산국가 쿠바지만 현지 네티즌들은 "어! 오바마가 쿠바식 인사를 아네?" "스페인 사람도 모르는 표현을 미국 대통령이?"라면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바마의 쿠바식 인사는 특히 청년들을 사로잡았다. "케 볼라"는 특히 청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인사 표현이다.
중남미 언론도 오바마의 스페인어 인사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중남미 언론은 "오바마가 쿠바의 구어체 표현으로 첫 인사를 한 건 달인급 소통 방식"이라면서 "쿠바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친밀함을 보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사진=에페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