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 벨트에 위치한 왜소행성 세레스(Ceres)의 속살이 서서히 벗겨지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텍사스에서 열린 ‘달과 행성 과학 컨퍼런스’(Lunar and Planetary Science Conference)에서 역대 가장 선명한 세레스 사진들을 공개했다.
이번에 컨퍼런스에 공개된 사진들은 무인탐사선 던(Dawn)이 불과 385km 거리에서 촬영해 역대 세레스 사진 중 표면 모습이 가장 생생히 드러나있다. 공개된 사진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장소는 세레스 북반구에 위치한 오카토르 크레이터(Occator crater)다.
폭 92km, 깊이 4km의 오카토르는 일찌감치 던 탐사선에 포착돼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 이유는 유독 반짝반짝 빛나는 거대한 하얀 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그 정체를 놓고 화산, 간헐천, 바위, 얼음, 소금 퇴적물 등 다양한 주장을 내놨다.
던 미션 공동연구자인 랄프 자우만 박사는 "지난해부터 세레스를 세세히 탐사 중에 있으며 그중 오카토르는 주 연구대상이었다"면서 "크레이터 형태로 보아 최근까지도 지질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반짝반짝 빛나는 하얀 점의 정체는 무엇일까? 1년 여의 연구결과 놀랍게도 세레스에는 이외에도 총 130개의 크고 작은 하얀 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그 정체를 소금기 있는 황산마그네슘의 일종인 헥사하이드라이트(hexahydrite)로 보고있다.
곧 세레스의 표면 아래에는 소금기 있는 얼음이 존재하고 소행성 충돌로 그 일부가 밖으로 드러나 태양빛을 받은 헥사하이드라이트가 반짝반짝 빛난다는 설명이다.
던 미션 수석연구원 카롤 레이몬드 박사는 "수수께끼같은 하얀 점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은 왜소행성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면서 "세레스와 소행성 베스타(Vesta)는 태양계 형성 초기에 태어나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태양계의 화석"이라고 밝혔다.
한편 던은 왜소행성 세레스와 소행성 베스타를 탐사하기 위해 지난 2007년 8월 발사됐다. 두 천체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에서 가장 큰 천체로 베스타는 지름이 530㎞, 세레스는 지름이 950㎞나 된다. 던은 2011년 7월 16일 베스타 궤도에 진입, 14개월에 걸친 조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후 현재 세레스에서 임무 수행 중이다.
사진=NASA/JPL-Caltech/UCLA/MPS/DLR/IDA/PSI/LPI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