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면 전에 없던 고소공포증이 생기거나 혹은 고소공포증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왕립외과협회 대변변인이자 정신의학전문가인 폴 블렌키런 박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어린아이들의 경우 높은 곳에서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지만 청소년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때문에 이런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들에게는 고소공포증 진단을 내리지 않는다.
그러나 15세 이후에도 같은 증상이 반복될 경우 고소공포증이 있다고 판단하며, 실질적인 고소공포증은 15~25세에 나타나는 것이 전형적이다.
독특한 것은 높은 장소에 대한 국한적 공포를 특징으로 하는 고소공포증이 나이가 들면 더 심해지거나 혹은 고소공포증이 없던 이들도 노인이 되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킹스칼리지런던의 정신의학전문가인 케빈 구르네 박사는 “나이가 들면 감각의 균형이 깨진다. 특히 체내 장기의 균형이 깨지고 자신의 신체가 매우 약해졌다고 느끼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추락’에 대한 공포가 심해지고 이것이 고소공포증의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구르네 박사는 2014년 진행한 연구를 통해 18~24세 중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 49%인데 반해, 40~59세는 40%, 60세 이상은 64%로, 나이가 들수록 고소공포증을 앓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 나이가 들면 고소공포증은 심해지는 반면, 특정 공포증은 오히려 완화되는 현상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예컨대 10~30대의 젊은 층에게서 거미공포증이 나타나는 비율은 59%였지만, 60대 이상에서는 32%로 거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구르네 박사는 “나이가 들면 아드레날린 분비가 줄어들고, 이러한 증상이 일부 공포증 완화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면서 “아드레날린은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거나 현기증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아드레날린 분비가 줄어들면 특정 물체나 현상에 대한 위의 증상이 줄어들면서 공포증도 자연스럽게 완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면으로 맞서는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악화되거나 절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문가의 체계적인 도움을 받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