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전 국왕의 딸 하이파 공주의 그림 200여점이 베일을 벗었다.
하이파 빈트 압둘라 공주는 최근 단독 전시회를 열고 아티스트로서 활동 시작을 알렸다. 사우디 영문 일간지 아랍뉴스는 사우디의 항구도시 제다에 위치한 로찬 갤러리에서 ‘더 스타팅 포인트(The Starting Point)’라는 주제로 하이파 공주의 작품 235점이 오는 10일까지 전시된다고 최근 전했다.
하이파공주는 이어 오는 21일부터 미국 뉴욕에 스텔란 홈 갤러리에서 약 한 달 간 25개 작품으로 데뷔 개인전을 갖는다.
1981년생인 하이파 공주는 지난해 1월 타계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전 사우디 국왕의 딸로 그의 작품 중 ‘웜 허그(Warm Hug)’는 압둘라 전 국왕과 어린 공주가 안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그의 어린 시절은 뉴욕이나 파리 등 대도시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지만 작품은 아랍문화에 초점이맞춰져 있다. 하이파 공주는 자신이 미술작가가 되기까지 ‘왕도’를 걸은 건 아니라고 고백했다.
그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의 인생은 평탄하진 않다. 난 세 아이의 엄마였고 미술을 공부하려면 국내에서 해야 했다. 2000년 사우디의 저명한 미술작가 모나 알-카사비의 수업을 들으며 그림에 빠져들었고 2006년에 남편이 호주의 아티스트를 국내로 데려와 1년 간 매일 연습했다. 그 후엔 레바논 작가가 나를 가르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재능을 끌어내 줄 학교를 찾아야겠다고 느꼈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아트 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순수미술석사학위(MFA)를 받았다.
살바도르 달리, 프리다 칼로 등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영향을 받았다는 그의 작품들은 아랍의 문화와 유산들을 자신의 상상 속 세계로 풀어냈다.
후카(Hookah)라는 작품에선 물담뱃대에 금발머리 여성의 머리가 달려있는가 하면 마흐줍(Mahjub)이라는 작품은 아랍식 커피포트인 금색 달라에서 한 남성의 얼굴이 흘러나온다.
하이파 공주는 “세상을 그렸다기 보단, 내 상상력의 깊이에 도달했다고 내 영혼이 원하는 것을 그렸다고 보여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파 공주의 이번 개인 전시 수익금은 사우디의 재가간호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쓰이는 국가 재가간호기금으로 사용된다.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