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는 월 수 천 만원의 수입을 거둬들이는 '백만장자 거지'가 있습니다. 이들의 구걸행위 뒤에는 무슬림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종교적 관념이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등지에서 활동하는 거지 중에는 현지인이 아닌 제3국가의 외국인도 있으며, 이들에게 먹을 것과 돈을 주는 것은 거지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는 이슬람 교리를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마냥 비난하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걸로 생계를 이어가려는 전문 거지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중동 일부 국가에서는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시작했습니다.
평범한 회사원은 꿈도 못 꿀 수입을 올리는 중동 거지에게 구걸은 노동이요, 거지는 직업이라고 볼 수 있겠죠.
한국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장님들을 보고 "집으로 돌아갈 때에는 고급 승용차를 탄다더라."는 우스갯말이 중동에서는 농담이 아니었네요.
기획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디자인 박현주 cipap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