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자녀가 빨리 자란다고 생각하는가?
과학자들은 아주 먼 옛날 지구 상에 살았던 한 아기 공룡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진짜 거대하게 자랐다고 말한다.
‘티타노사우르’라는 종(種)으로 분류되는 한 아기 공룡은 태어났을 때의 몸무게가 우리 인간의 아기처럼 2.7~3.6kg 정도밖에 안 됐다.
하지만, 이 공룡은 단 몇 주만에 골든 리트리버와 같은 대형견만큼 자라 몸무게는 30kg을 넘어섰다. 이후 이들은 20살이 될 때까지 대형버스보다 크게 자랐다고 한다.
반면 오늘날 가장 큰 동물인 고래나 코끼리, 또는 하마는 원래 티타노사우르보다 덩치가 크게 태어나지만 그만큼 자라지 못한다.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4월 22일자)에 실린 새로운 연구논문에 따르면, 알에서 깨어난지 39~77일 밖에 안 된 티타노사우르 화석이 처음 발견됐다.
정확히는 라페토사우루스라는 종인데, 골반 높이 35cm, 몸무게 4kg 정도 되는 매우 어린 개체라고 한다. 알에서 갓 깨어났을 때는 다리 길이 20cm, 몸무게 2.7~3.6kg 정도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 아기 공룡의 신체 비율이 마치 다 자란 개체와 비슷했다는 것이다.
미 LA 자연사박물관 공룡연구소 소장 루이스 치아페 박사는 “이런 아기 공룡은 일반적으로 강아지처럼 귀엽거나 아기 같다고 연관지을 수 있는 짧은 주둥이·큰 눈·몸에 비해 큰 머리 등 일부 특징을 갖고 있기는 했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상당히 조숙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알에서 부화하자 마자 혼자 살아갈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돼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식 공룡인 티타노사우르는 6700만 년 전쯤 살았다.
머리와 목을 포함하지 않고도 높이 4.5m까지 자랐다. 이들이 머리를 위로 뻗으면 높이는 15m까지 높아진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미국 고생물학자 커리 로저스 매캘러스터 칼리지 교수에 따르면, 이번 아기 공룡의 사인은 가뭄으로 인해 굶어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굶어죽은 동물은 뼈 끝 부분에 있는 연골이 성장을 멈추는 데 이번 아기 공룡 역시 연골이 매우 얇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화석 발굴지 역시 가뭄이 들었던 흔적이 확인되고 있어 아기 공룡은 가뭄으로 인해 굶어죽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거대한 부모가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아기 공룡들을 돌보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로저스 교수는 “그들은 둥지에 소프트볼 크기의 알 20~30개를 낳았는데 부화한 새끼들은 스스로 커다란 부모를 쫓아갈 수 있어야만 했을 것”이라면서 “그건 무한 경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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