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충돌 테스트용 인체모형 마네킹 '더미'(dummy)가 이제 자동차 뒷좌석에 앉는다. 더미의 손상 정도에 따라 차량 안전등급이 결정되기 때문에 늘 운전석에 앉아왔지만 자리를 바꾸는 셈이다.
몸값만 1억~10억원에 달한다고 해서 뒤늦게 쓸데없이 거드름 부리는 것이 아니다. 더미의 역할은 예나 앞으로나 사람의 안전을 위한 헌신이다. 우버, 리프트(lyft)를 비롯해 카쉐어링사 등 자율주행차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며 뒷자리에 앉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미 국립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최근 "2019년부터 5등급 안전평가기준에 뒷좌석 안전테스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면서 "안전등급을 매긴 1978년 이후 앞좌석에만 적용되는 기준을 처음 바꾸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그동안 그 동안 NHTSA는 운전석과 보조석 등 앞자리와 옆면 충돌테스트를 중심으로 안전테스트를 진행해왔다.
다만 통상적으로 신차 개발 기간을 고려해 2019년형 차량 모델 테스트부터 적용된다.
자동차안전 전문가인 크리스티 아보가스트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관계자는 "사람들은 최고 안전등급을 받았다고 하면 차량 내 모든 좌석에 적용될 것이라고 착각하곤 한다"면서 "그러나 아이들이 주로 앉는 뒷좌석은 해당되지 않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앞좌석 중심으로 안전성을 강화해 NHTSA의 별5개 등급을 쉽게 받아왔던 자동차업계로서는 비상이 걸린 셈이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