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즐겨마시는 와인의 경우 큰 잔에 마실수록 음주량도 늘어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와인잔 크기와 음주량이 비례한다는 연구결과를 'BMC 공중보건저널'(BMC Public Health)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한 때 국내에서 유행했던 건전음주 캠페인을 상기시킨다. 과거 몇몇 기관들은 술마시는 양을 줄이기 위해 기존 소주잔보다 작은 크기의 잔을 보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결과 큰 와인잔은 음주량을 늘린 반면, 작은 와인잔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곧 소주와 와인이 주종은 다르지만 작은 잔에 마신다고 해도 그 양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추론이 가능한 셈.
연구팀은 조사방법은 실증적이다. 연구팀은 먼저 레스토랑를 섭외해 16주간 실험을 실시했다. 각각 250ml(작은 잔), 300ml(표준잔), 370ml(큰 잔) 짜리의 잔을 격주로 바꿔가면서 손님에게 와인을 제공해 그 음주량을 측정한 것.
그 결과 표준 잔과 비교해 큰 잔에 와인을 담았을 때 판매량이 평균 9.4%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작은 잔에 와인을 담아 서빙했더라도 표준 잔과 비교해 판매량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왜 술잔이 커지면 음주량도 늘어나는 것일까?
연구에 참여한 레이첼 페치 박사는 "잔이 커질 때 음주량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사실 명확히 설명하기 힘들다"며 논문의 한계를 인정했다. 그러나 박사는 "술 잔이 크면 그 안에 담긴 와인 양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착각하게 만들어) 더 빨리 더 많이 마시게 하는 이유일 수 있다"면서 "확실한 것은 와인을 덜 마시기 위해서는 큰 잔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한편 맥주잔의 모양과 맥주 마시는 속도가 관계가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해 5월 영국 브리스톨 대학 안젤라 애트우드 박사 연구팀은 곡선형 잔으로 술을 마시면 맥주를 빨리 마신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당시 연구팀은 알코올 병력이 없는 피실험자 160명(남녀 각각 8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이들에게 직선형 잔과 곡선형 잔에 담긴 맥주 1파인트(0.57ℓ)를 마시게 했다. 그 결과 직선형 잔 그룹이 곡선형 잔 그룹보다 평균 60% 정도 마시는 속도가 느렸다.
연구를 이끈 애트우드 박사는 “술을 빨리 마시는 것이 빨리 취하는 것과 관계가 깊다는 것을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안다”면서 “곡선 잔의 경우 직선 잔에 비해 남은 양을 가늠하기 쉽지 않아 이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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