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불명예 1위 타이틀을 또 하나 얻게 됐다.
지난해 중남미에서 가장 많은 10대 출산이 기록된 국가는 베네수엘라였다는 통계 자료가 나왔다.
베네수엘라의 민간단체 '건강한 인생을 위한 성교육'이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베네수엘라에서 출산한 여성은 79만1000명이었다.
출산 여성 중 10대는 15만 명이었다. 10대의 임신과 출산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베네수엘라는 니카라과와 온두라스를 제치고 10대 출산 1위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심각한 건 어린 10대의 비율이 높았다는 점이다. 15만 명 10대 출산 여성 가운데 1만2000명이 15세 미만이었다.
보고서를 발표한 소아과 전문의 마리아 로드리게스는 "아이가 아기를 낳아 인형을 갖고 놀듯 키우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심각한 10대 임신과 출산은 경제난과도 맞물린 현상으로 풀이된다.
상품 부족으로 피임도구와 피임약이 귀해지면서 10대 임신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한 인생을 위한 성교육'은 "출산하는 10대가 대부분 저소득층이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0대 출산에 대한 정책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금까지 사후 지원에 무게를 두는 식으로 10대 출산에 대응했다. 이젠 10대 출산이 줄도록 성교육에 신경을 써야 할 때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성교육이 부족하다 보니 임신중절을 시도하다가 목숨을 잃는 경우, 에이즈에 감염되는 경우 등 부작용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건강한 인생을 위한 성교육'은 "베네수엘라 10대의 임신과 출산에 대해선 유엔도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면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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