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의 TV시청 습관이 남성의 생식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미국 역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하루에 5시간 이상 TV를 시청하는 남성들의 정자 수가 일반 남성들에 비해 적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8~2012년 동안 군인으로 복무한 건강한 젊은 남성 12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먼저 각자의 생활 습관을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통해 이들이 TV나 컴퓨터 등을 하루에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지 확인했다.
그 뒤 연구팀은 피실험자들의 정액 샘플을 분석, 정액 1㎖당 평균 정자수가 TV 시청시간에 따라 달라지는지 여부를 확인해보았다.
그 결과 하루에 평균 5시간 이상 TV를 시청하는 남성들의 1㎖당 평균 정자 수는 3700만 마리로, TV를 거의 안 보는 남성들의 평균인 5200만 마리에 비해 약 30%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 정자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 또한 낮았다. 그러나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는 습관은 생식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TV를 오래 보는 사람들일수록 운동을 적게 하며 건강하지 못한 식단을 선택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생식능력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의 이러한 분석은 지난 2013년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내용과 유사한 것이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15시간 이상의 운동을 하는 남성들은 정자가 비교적 더 건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지난 20년간 남성들의 정자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발표됐었다. 과학자들은 지방을 다량 함유한 정크푸드의 섭취, 그리고 일부 플라스틱에서 검출되는 환경호르몬 등을 그 원인으로 지적해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단순히 게으른 생활습관 만으로도 생식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드러난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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