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미 NBC 뉴스등 현지언론은 보 파스케(11)가 5일 저녁 올랜도에서 열린 플로리다와 미시시피 대학 풋볼 시합에 초청돼 트레비스 루돌프(20)와 재회했다고 보도했다.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된 사연은 1주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플로리다 주립대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 중인 트레비스는 팀 동료들과 함께 지역 봉사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몬트포드 학교를 찾았다.
트레비스와 보가 만난 것은 점심시간 때였다. 트레비스가 학생들로 가득찬 식당에서 나홀로 쓸쓸히 식사를 하고 있는 보를 목격한 것. 이에 트레비스는 "같이 먹어도 되겠니?"라고 물었고 이에 보는 흔쾌히 함께했다. 보가 넓은 식탁에 홀로 앉아 점심을 먹는 이유는 바로 자폐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사진으로 촬영돼 보의 모친인 레아에게 전해졌고 곧 페이스북으로 공유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엄마 레아는 페이스북에 “사진을 본 순간 트레비스가 보여준 호의에 너무나 감동받았다”면서 “아들이 학교에서 혼자 밥먹는 날이 많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잔인한 말이지만 아들이 혼자 밥 먹고 홀로 생일파티하는 것을 꺼리지 않아 한편으로는 자폐증이 고맙기도 하다”고 밝혔다.
약관의 스포츠 선수가 보여준 친절과 호의는 미 전역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경기가 펼쳐진 이날 행사에서 보는 트레비스가 건넨 플로리다 대학 풋볼 유니폼을 선물받고는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트레비스는 “몇 년 전 나도 보와 같은 꼬마였다”면서 “당시 대학 풋볼 선수와 NFL 선수들이 나에게 줬던 충격을 지금도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작은 호의가 누군가의 삶을 조금이나마 좋은 방향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쑥스러운듯 머리를 긁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