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위라면 매일 열려도 불편을 하소연하는 시민은 없을 것 같다.
아르헨티나 농민들이 채소 20톤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선심시위를 벌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땅의 일꾼들 연합'이라는 단체에 소속된 농민들은 14일(이하 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상경해 원정시위를 전개한다.
농민들이 선택한 시위장소는 대통령궁 앞 마요광장. 농민들은 마요광장에서 갖가지 채소 20톤을 시민들에게 공짜로 나눠줄 예정이다.
시위에 참여하는 농민들은 모두 영세농민들이다. 각종 채소와 옥수수 등을 생산하고 있지만 자기 소유의 땅이 없어 매년 소작료에 허리가 휜다.
아르헨티나 의회는 영세 농민들을 지원해야 한다며 최근 '토지에 대한 농민의 권리'를 보장하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적어도 생계를 보장할 정도로는 농민들이 땅을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법안의 핵심 내용이다.
영세농민들은 법안을 지지하며 원정시위를 결의했다.
마음 놓고 농사만 짓게 해준다면 채소를 거저 나눠줘도 아까울 게 없다면서 채소 20톤을 시민들과 나누기로 했다.
'땅의 일꾼들 연합'은 성명을 내고 "국민이 매일 먹는 채소를 공급하고 있지만 영세농민들의 생산환경은 매우 열악하다"면서 "삶의 밑천인 땅을 보장해준다니 반가운 마음에 보답의 의미로 채소를 나눠주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에선 최근 거저 나누기 시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아르헨티나 지방 리오 네그로와 네우켄의 과수원 농민들은 사과와 배 10톤을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생산단가가 판매가격보다 훨씬 비싸 도무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벌인 시위다.
농민들이 산지에서 가져간 사과와 배를 1인당 3~4개씩으로 제한해 나눠줬지만 주민들이 몰려들면서 1시간 만에 물량은 바닥났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