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오월의 꿈, 나비 날다!

작성 2016.09.14 15:34 ㅣ 수정 2016.09.1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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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입구 모습. 금남로 입구 옛 전남도청 자리에 세워진 거대한 규모의 예술체험공간으로 2015년 11월 25일 완전 개관하였다.


“이상해요. 여긴 내가 한 번도 와본 적이 없거든요. 근데...옛날에 한 번 와본 데 같아요.”

“그런 건요...꿈에서 본 거래요... 영호씨...그 꿈이요...좋은 꿈이었으면 좋겠어요..”

영화 박하사탕(1999)의 마지막 장면. 구로공단 야학에 다니던 갓 스무 살의 영호(설경구)와 순임(문소리)의 대화 일부다.

훗날 1980년 5월, 광주의 아픔을 만나게 될 줄 몰랐던 영호의 순수했던 시절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입구에 들어서는 누구든 영호가 된다. 이 곳에 한 번도 와 본 적 없어도 한 번 와 본 것 같은 기분은 무엇으로 설명이 될까?

한국 현대사 비극의 현장, 전남도청터가 이제 세계로 향한 문화의 창이 되었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다.

● 오월의 전남도청, 아시아 문화 창조 허브로 발돋움하다

막상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우선 세 번 놀라고 본다.

서울도 아닌 지방에 이렇듯 훌륭한 예술 체험 시설이 있다는 사실 하나.

하늘로 쌓은 건물이 아니라 땅으로 내린 연면적 9만6036㎡, 축구장 20배 크기에 달하는 거대한 공간이라는 점이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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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하늘로 쌓은 건물이 아니라 땅으로 내린 연면적 9만6036㎡, 축구장 20배 크기에 달하는 거대한 공간이 아래로 펼쳐져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화전당의 위치가 금남로 끝, 오월 항쟁 중심이었던 옛 전남도청 터라는 세 번째 사실이다.

문화전당 건립의 궤적을 살펴보면, 1980년 오월 그 날 이후, 사람 발길 뜸하던 외진 도린곁같이 조용하던 전남도청이 2005년 무안으로 이전한다.

이후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부는 5.18 민주화운동의 주요 사적의 상징이 담긴 옛 전남도청 건물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수도권 중심의 문화 자원 분산을 목적으로 건립된 공간이 바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다.

제일 먼저 2003년에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 발의가 되었고, 2004년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부지를 옛 전남도청 부지로 확정짓고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이 위촉된다.

이후 2005년 착공식을 개최하고 난 뒤 2008년에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된다.

드디어 우여곡절 끝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2015년 11월 25일 전당 완전 개관이라는 정식 행사를 열고 관람객을 맞이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개관 초기부터 지금까지 문화전당 측은 꾸준히 자료를 모아, 현재는 부엉이살림처럼 전시물들은 부쩍부쩍 늘어 관람객들이나 이용객 모두 이제는 넉넉히 이용할 수준은 되었다.

또한 어느덧 이 곳은 역사의 시간을 견뎌 이제는 아시아 너머로 비상하는 나비의 날개처럼 환하게 날아오르는 문화 허브의 중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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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된 여러 작품들에 대하여 다양한 도슨트 투어가 이루어진다. 관람객들의 경우 가족단위가 많아서 이런 해설 투어는 자칫 지루해질수도 있는 예술 체험을 즐거운 시간으로 바꿀 수도 있다.


● 다양한 전시, 체험 공간으로 관람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문화 전당의 주요 건물을 살펴보면, 아시아 공연 예술의 제작, 실연, 유통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상설제작시장(Factory shop) 개념의 공간 분할형 복합예술극장인 ‘아시아 예술 극장’이 있다.

이 곳에서 관람객들은 거대한 규모의 스크린 및 무대 환경을 경험하게 되는 데, 말 그대로 스케일이 역대급이어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위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아시아문화전당의 핵심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창조원’이 있다. 이 곳에서는 미래형 문화예술콘텐츠의 창작을 주도, 협력하여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문화창조원’내에 각종 융복합 문화예술콘텐츠 창작환경을 제공하는 창작센터가 있어 세계 유수의 작가부터 청년 작가의 작품까지 전시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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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스크린 위로 펼쳐지는 다양한 민족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시각 예술. 극장같은 공간이 아니라 평면 바닥에 설치된 쇼파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듯이 감상한다.


'문화창조원’을 방문하면 아기자기한 소품부터 천장에 매달린 기묘한 예술 작품까지 말 그대로 광주가 예향(藝鄕)인 이유를 알게 된다. 광주 비엔날레의 성공적 운영을 담보하는 남도의 미학정신을 느낄 수 있다.


또한 5·18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상징적 기념 공간들인 옛 전남도청, 경찰청, 상무관 자리에 ‘민주평화교류원’이 있다.

이 곳에는 민주·인권·평화의 광주정신을 아시아에 전파하기 위한 민주인권평화기념관과 아시아문화교류지원센터가 위치하고 있다. 우리는 이 곳에서 다시금 오월의 정신을 만나게 되는 체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아시아문화자원을 조사연구·수집하여 콘텐츠 창작과 문화산업의 원천소재를 제공하는 ‘아시아문화정보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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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사 일본 에니메이션 작품에서나 볼 수 있는 움직이는 조형물. 시시각각 작품이 형태를 바꾸어 움직이기 때문에 관람객들에게 즐거운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이 곳에서 관람객들은 흡사 도서관처럼 많은 장서와 더불어 아시아 각국의 대표적인 문화 관련 콘텐츠들을 만나게 되는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린이문화원’이 위치해 있는데 의외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부 시설 중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어린이의 감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어린이 창의교육의 산실로서, 세상과의 공감능력을 높여가는 교육적 체험 및 놀이를 제공하는 미래형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당초의 목적에 걸맞게 문화 전당 내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방문 1순위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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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문화원의 캐릭터 “시아와 친구들”. 아시아 각 지역의 전통적 캐릭터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실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가장 인기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역사적 아픔 가득한 금남로 너머 위풍당당 건물 하나.

이번 가을, 이 곳에서 ‘좋은 꿈’ 한 바탕 꾸어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대한 여행 10문답>

-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답입니다.

1. 꼭 가봐야 할 곳인가?

-광주에 가면 꼭 들려야 할 곳이기도 하지만,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방문하기 위해 광주를 다녀와도 좋다.

2. 누구와 함께 가면 좋을까?

-누구라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어린이문화원이 너무 시설이 훌륭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을 둔 학부모님이라면 의외로 만족할 듯. 이외에 여러 문화 체험 시설이 훌륭해서 대학생들에게도 유용할 듯.

3. 교통편은 어때?

-주소는 광주광역시 동구 문화전당로 38 (우편번호) 61485이다.

지하철 : 문화전당역에서 하차 /버스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또는 문화전당역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등의 시설환경은 괜찮아?

-우수하다. 방문자센터, 의무실, 수유실 및 어린이 휴게실 이외에도 지하 주차장, 카페, 식당 등 휴식 공간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광주 도심 한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주변에도 볼거리가 많다.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어때?

-우선 유명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누구든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니 적극 추천한다. 좀 더 많이 알려지면 좋을 공간이다.

6. 개관시간, 입장료 정보?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1월 1일이다. 대부분 시설이 무료이나 전당에 따라 입장료를 받는 곳도 있다. 문화창조원의 경우 일반 성인 7000원, 초등학생 3000원이다. 홈페이지 정보 참조.

7.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가장 감탄하는 점은 어떤 거야?

-규모다. 지방에서 이 정도 시설 환경을 찾기 쉽지 않다. 또한 전시물들의 수준도 훌륭해서 전반적으로 만족할만한 시설이다. 특히 어린이 문화원은.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s://www.acc.go.kr/

9. 꼭 추천하고픈 공간이나 체험활동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공연 관람. 그리고 도슨트 투어.

10. 총평 및 당부사항

-지역 논리나 편견을 넘어 지방에도 훌륭한 문화 공간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수도권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문화 체험 공간이 지방에도 많이 생겨 나길 바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훌륭한 예술 공간임은 분명하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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