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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돌고도는 英 여왕의 ‘속바지’…2380만원 최고가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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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진주는커녕 화려한 자수 한 땀도 없는 밋밋한 디자인의 오래된 여성 속바지 2벌이 경매에서 수천 만원에 거래됐다.

속바지의 원래 주인은 영국의 전성기를 이뤘던 빅토리아 여왕(1819~1901). 경매에 나온 속바지는 빅토리아 여왕이 재위 시절인 1800년대 후반에 입었던 것으로, 평소 빅토리아 여왕이 입던 의복이 사이즈보다 허리둘레가 큰 것이 특징이다.

빅토리아 여왕 재위 시절의 여성들은 매우 무거운 드레스를 입고 하루 종일 생활해야 했는데, 여왕도 예외는 아니었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는 드레스를 모두 벗어야 할 정도로 불편하고 복잡한 의복 스타일 때문에, 드레스 안에 입는 속바지는 편의상 매우 편안하면서 허리둘레 조절이 가능한 ‘52인치 오픈형’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무늬가 전혀 없는 면 재질의 이 속바지는 대영제국을 이끈 로열패밀리가 입었다기에는 평범한 것이 사실이지만 여왕을 위해 ‘한정 생산’됐다는 점, 또 빅토리아 여왕을 뜻하는 엠블럼인 ‘VR’(Victoria Regina)과 왕관의 자수가 새겨져 있다는 점 등이 가치를 높이는데 큰 몫을 했다.

속바지를 포함해 여왕이 입었던 의류는 1901년 그녀가 세상을 떠난 뒤 로열패밀리 일가가 나눠 가졌고, 이후 수차례 경매를 통해 주인이 바뀌어 왔다.

지금까지 진행된 빅토리아 여왕의 속바지 2벌의 경매 최고가는 지난해 7월 기록인 1만 2090파운드(한화 약 1770만원)이었다. 하지만 최근 열린 경매에서는 이 기록을 경신, 두 벌에 1만6250파운드(약 2380만원)에 거래됐다.

경매를 이끈 크리스티 경매회사 관계자는 “여왕의 속옷이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게 고가에 거래된 것은 최초”라며 “일반적으로 로열패밀리와 연관된 아이템들은 큰 관심을 끌어왔다. 특히 영국의 로열패밀리 물품은 수집가들에게 인기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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