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는 거미줄에 걸린 먹이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 종이 무엇인지 구분하기 위해 줄의 장력과 경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영국 옥스퍼드대의 과학자들이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베스 모티머 옥스퍼드대 박사는 “거미는 거미줄에 걸린 먹이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인지를 진동으로 안다”면서 “진동은 구애의 행동에서도 중요하므로 많은 수컷은 음악처럼 특징 있는 진동을 발하고 암컷은 이를 바탕으로 진동의 원인이 같은 종인지, 수컷인지를 식별해 그 개체와 짝짓기를 할 것인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한 거미는 진동으로 거미집의 상태도 파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스페인 마드리드카를로스3세대학(UC3M) 과학자들과 함께 유럽정원거미(학명 Araneus diadematus)를 대상으로 거미줄에서 전달되는 규칙적인 진동을 레이저 장치로 측정했다.
그 결과, 거미줄 중심에서 기다리고 있는 거미가 실의 장력과 경도를 바꾸며 진폭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제 미국 무당거미 등 다른 종의 거미도 비슷한 결과를 보이는지를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낼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인 ‘로열소사이어티 인터페이스 저널’(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 9월 7일 자에 게재됐다.
사진=ⓒ Aleksey Sagitov / fotolia(위),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