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지구온난화로 확산 중인 ‘살 파먹는 세균’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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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
CDC / WIKIMEDIA COMMONS


이른바 ‘살 파먹는 세균’으로 알려진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지구 온난화로 확산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과학전문 매체 ‘아르스 테크니카’는 25일(현지시간) 지구 온난화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하 비브리오균)에 의한 피해를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브리오균은 주로 강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따뜻한 기수역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이에 오염된 해산물을 먹거나 상처를 통해 감염이 되면 며칠만에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11일 미국 메릴랜드주(州) 오션시티에 사는 마이클 펑크는 인근 아사워먼 만(灣)에서 게잡이 통발을 물에 씻는 동안 비브리오균에 감염되고 말았다. 다리에 있던 조그만 상처로 세균이 침투했던 것이었다. 당시 통발을 담가놓은 곳은 비브리오균이 번식하기 안성맞춤인 환경이었던 것이다.

곧 그는 상태가 악화했고 불과 몇 시간 만에 가까운 병원으로 실려갔다. 담당의는 감염으로 괴사 중인 다리 부위 피부를 절제했지만, 세균은 이미 혈액을 통해 확산해 병세는 급속히 악화됐다. 이에 그는 볼티모어에 있는 한 외상센터로 이송돼 감염된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에도 감염 부위가 확산해 결국 지난 10월 15일 사망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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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술지에 실린 59세 남성 환자 사례
ID Cases


이뿐만이 아니다. 과학자들이 지난 7월 개방(오픈 액세스)학술지 ‘아이디 케이시스’(ID Cases)에 보고한 사례는 훨씬 더 심각했다. 2013년 10월, 한 병원에 59세 남성 환자가 실려왔다. 그는 멕시코만의 따뜻한 바닷물에 있던 비브리오균에 감염됐던 것이다. 그의 발목에 생긴 고통스러운 병변은 의료진의 눈앞에서 순식간에 커져갔다고 한다. 이 경우는 이번 사례보다 빠르게 병세가 진행된 것으로, 이 남성은 48시간만에 목숨을 잃었다.

미국에서 비브리오균 감염 사례는 연간 수십 건 정도로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수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


지난 2월 국제 학술지 ‘메디슨’(Medicine)에는 과학 문헌을 조사해 정리한 연구논문 한 편이 발표됐다. 여기에는 비브리오균의 전 세계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가 40년 동안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연구논문에도, 이런 증가 추세는 세계적인 온난화도 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수면 근처의 수온이 상승하면 거기에 사는 비브리오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 해수 온도가 섭씨 20도 이상이 되면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오염된 생굴 등 해산물 섭취로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비브리오균을 섭취하면 설사나 복통, 발열 등 콜레라(이쪽도 비브리오속 세균에 의한 감염)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3일 이내 회복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나 세균이 혈액에 들어간 경우에는 목숨을 잃을 위험마저 있다.

상처로 감염된 경우의 사망률은 약 20%다. 그런데 세균이 혈액에 들어가면 사망률은 50% 이상으로 치솟는다. 몸에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는 오염 가능성이 있는 물에는 들어가는 것을 피해야 한다. 만일 들어간 경우라면 환부를 씻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CDC / WIKIMEDIA COMMONS(위), ID Case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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