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떠돌이 개들을 죽이려는 사람들과 동물보호단체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며 큰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도에 중심이 된 지역은 남부에 위치한 케랄라주(州)다. 올 한해 이 지역에서 개에 물린 사람만 무려 700명 이상. 특히 지난 8월에는 한 노인이 떠돌이 개에 공격 받아 목숨까지 일어 더욱 큰 논란이 일었다. 주 정부에 따르면 이 지역을 터전삼아 길거리를 헤매는 개들의 숫자만 무려 500만 마리로 인도 전역에는 약 3000만 마리가 떠도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법과 힌두교 교리 때문에 함부로 개를 죽이지도 못해 개들의 숫자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 문제는 통제되지 않은 개들 탓에 케랄라주를 포함한 인도 전역에 각종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광견병에 걸린 사람들의 숫자로도 증명된다. 인도는 매년 2만 여명의 사람들이 광견병으로 사망한다. 이 수치는 전세계 35%를 차지할 만큼 독보적인 세계 1위 국가다.
이처럼 정부가 떠돌이 개들에 속수무책인 사이에 일부 주민들은 직접 개 사냥에 나서기도 한다. 케랄라주에서 개 근절 단체를 운영 중인 호세 마벨리는 "떠돌이 개로부터 피해를 막고자 공기총으로 사냥하고 있다"면서 "이는 자위적 차원으로 개를 죽이는 사람에게 500루피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는 떠돌이 개 사냥을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도에 따르면 마벨리는 7마리의 개를 무단으로 죽인 혐의로 체포됐으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다.
그러나 현지 동물보호단체는 개 사냥을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단체 측은 "길거리 개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중성화 수술 등을 통해 번식을 제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