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사는 8세 소년 에레즈 가온은 여러 선천적 문제를 안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선천성 멜라닌세포 모반’(congenital melanocytic nevi)으로 불리는 피부 이상. 이 때문에 에레즈는 사진처럼 얼굴과 온몸에 사마귀가 나 있다.
이 사실을 모른다면 아무래도 소년에게 시선이 가기 마련일 것이다. 하지만 에레즈 역시 다른 사람의 시선이 때로는 부담스럽게 느꼈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에레즈의 어머니 루시 가온은 다음과 같이 가르쳤다.
“주위 시선을 무시하고 긍정적인 것에 눈을 돌려라”
에레즈도 어머니의 가르침을 되새겨 비록 사람들에게 주목받는다고 해도 긍정적으로 살기 위해 애써왔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여성과 그녀의 딸이 에레즈와 루시에게 완전히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루시는 “그건 완전히 비정한 말이었다”면서 “그 말은 재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지난달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선을 끌거나 험담을 듣는 일엔 익숙하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이 사람들이 포용하고 수용하도록 말로써 노력해 왔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여전히 많아 주목받기 일쑤다. 때로는 이런 상황이 긍정적인 경우도 있지만, 이번처럼 심술 궂은 사람이 있을 때 난 정말 괴롭다. 어떻게 내 소중한 아들을 비웃을 수 있을까?”
이 게시물에는 루시 자신도 얼굴에 많은 점을 그리고 나서 에레즈와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돼 있다.
지금까지 이 게시물에는 6만 8000명이 넘는 사람이 좋아요(추천)를 눌렀고 1만 명에 달하는 사람은 이를 공유했다. 그리고 이들 모자를 전혀 모르는 사람까지도 자신의 얼굴에 점을 그려넣고 찍은 사진을 게시하기 시작했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에레즈를 위해 ‘#friendsoferez’(에레즈의 친구)라는 해시태그까지 생성, 수많은 사람이 얼굴에 점을 그려넣고 찍은 사진을 게시하고 있다.
사진=ⓒ ruthi.gaon / 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