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대규모 약탈사태가 발생한 멕시코에서 '스타 약탈견'이 탄생했다.
이제는 전국적인 사랑을 받게 된 '막스'가 바로 그 주인공. 멕시코 킨타나로의 주도 체투말에 사는 막스는 약탈사태 때 동네의 한 상점에 들어가 감자칩 한 봉지를 훔쳤다.
경찰이 출동해 사이렌 소리가 울리는 등 분위기는 혼란스럽고 뒤숭숭했지만 막스는 태연하게 감자칩을 입에 물고 종종걸음으로 도주(?)했다.
그런 막스를 카메라에 담은 건 체투말에 사는 한 시민. 그는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대혼란에 빠진 멕시코였지만 감자칩을 입에 물고 유유히 걸어가는 막스의 모습은 단번에 화제가 됐다.
사진엔 "지금은 시간이 없어, 나 약탈 중이거든" "나 좀 봐봐, 약탈 중이야"라는 등 재밌는 댓글이 꼬리를 물면서 막스에겐 '꼬마 약탈견'이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막스가 감자칩을 훔친 곳은 '두노수사'라는 가게다. 사태가 진정된 후 '두노수사'는 SNS에 퍼진 '약탈견'의 정체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조작된 사진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수소문 끝에 찾아낸 막스는 평소 감자칩을 좋아한다는 평범한 반려견이었다.
가게는 막스에게 감자칩 1상자와 25kg짜리 반려견 사료를 선물했다. 가게주인은 "개가 무슨 잘못이 있겠나, 모두 사람이 저지른 일"이라며 "그 와중에 웃음을 준 게 고마워 막스에게 선물을 했다"고 말했다.
한 종업원은 "경찰이 출동하고, 사람들이 붙잡히는 등 혼란 속에서 막스가 사회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막스의 주인은 "혼란스러울 때 못된 짓을 한 막스에게 선물까지 주시니 고마우면서도 미안하다"며 얼굴을 붉혔다.
멕시코에선 연초 최고 20%를 웃도는 휘발유 가격 인상이 단행되면서 각지에서 약탈사태가 발생했다.
시위가 약탈사태로 번지면서 대형마트를 포함해 300개 이상의 점포가 피해를 입었다. 붙잡힌 사람은 600명을 웃돌았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