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 있는데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는 여성은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캠퍼스(UC샌디에이고) 연구진이 미국 ‘여성건강계획연구’(WHI)에 참여한 64세 이상 여성 148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 있는 여성은 생물학적 나이가 8세 더 많은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평균 나이 79세인 이들 여성의 허리에 가속도계 장치를 착용하게 하고 한 주 동안 움직임을 추적했다. 또한 혈액 검사를 통해 참가 여성들의 세포가 건강한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참가 여성 중 덜 움직인 그룹은 세포 손상 정도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더 오래 앉아있는 여성은 DNA 가닥 끝에서 노화방지 기능을 하는 텔로미어가 더 짧게 마모돼 있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여성들의 생물학적 나이를 계산했고, 앉아있는 생활 방식과 신체 세포의 조기 노화가 강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런 과정은 암과 당뇨병, 그리고 심장질환의 위험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하루 동안의 피해는 하루에 30분 만이라도 활발하게 걷거나 정원을 가꾸고 또는 자전거 타기와 같이 적절한 운동을 하면 충분히 되돌릴 수 있다.
실제로 샤디아브 박사는 “우리는 더 오래 앉아있는 여성 중 하루에 30분 만이라도 운동한 경우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정도 수준의 운동을 하는 사람은 매우 적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움직이지 않고 계속해서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근무 시간의 평균 75%를 컴퓨터 화면 앞에 앉아서 보내는 사무직이나 택시 운전사, 또는 조종사 등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 이런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한다.
연구를 이끈 알라딘 샤디아브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앉아있는 생활 방식으로 몸의 세포가 빨리 노화하는 것을 밝혀냈다”면서 “실제 나이가 항상 생물학적 나이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운동 부족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성인의 경우 적어도 일주일에 2시간 30분씩 적절한 운동을 하거나 10분 이상 격렬한 운동을 해야 한다고 이들은 조언한다.
하지만 여러 설문조사를 보면 여전히 많은 사람이 규칙적인 운동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샤디아브 박사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의 혜택을 알고 운동이 습관이 되면 나이가 들어 80세가 돼 있을 때도 일상이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연구진은 남성들에게도 이번 결과가 똑같은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역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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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