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에 조류를 가득 싣고 새벽에 고속도로를 달리던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장르를 구분하기 힘들지만 왠지 기분 나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일이 벌어진 곳은 아르헨티나의 지방도시 알리시아라는 곳. 경찰은 조류를 모두 압수하고 사건을 수사 중이지만 남자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6세의 한 남자는 21일 새벽 1시(현지시간) 불심검문에 걸렸다.
새벽시간에 고속도로를 타고 질주하던 남자는 검문을 받으면서 바짝 긴장한 표정이었다. 왠지 이상한 점을 포착한 경찰은 트렁크를 열어보라고 했다.
잠시 주저하던 남자가 트렁크를 열자 경찰은 깜짝 놀랐다.
트렁크는 닭장(?) 같았다. 트렁크에는 조류 210마리가 갇혀있었다.
특히 남자가 전문적으로 취급(?)한 건 말하는 앵무새. 트렁크에선 말하는 앵무새 146마리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앵무새 외 일본닭 2마리, 칼라파테 50마리 등 64마리 조류가 이동되고 있었다.
경찰은 출처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요구했지만 남자는 증명을 제시하지 못했다. 경찰은 남자를 체포하고 조류를 모두 긴급압수했다.
경찰은 사건을 수사 중이지만 남자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관계자는 "추정컨대 앵무새 등은 모두 불법으로 포획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야생동물 밀엽 혐의로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남자가 앵무새를 '염색'해 아마존 희귀종으로 둔갑시켜 높은 가격에 팔아넘기려 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야생동물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지만 밀거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동몰보호단체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야생동물 밀거래는 연간 5000만 달러(약 590억원) 규모에 이르고 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