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불과 20 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던 코끼리 중 한 마리가 또 다시 밀렵꾼에 의해 사냥당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케냐 차보국립공원 측은 올해 50살이 된 코끼리 ‘사타오2’(SataoⅡ)가 죽은 채 발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프리카 코끼리가 생존 위협을 받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사타오2’의 죽음이 유독 관심을 끄는 것은 희소성 때문이다.
‘사타오’로 명명된 코끼리들은 다른 코끼리에 비해 상아(엄니)가 매우 거대하다. 땅에 닿을 정도로 길고 큰 상아 덕분에 관광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고, 국립공원 측에서도 공중 정찰을 통해 개체수를 특별 관리해왔다.
2014년 ‘사타오1’(SataoⅠ)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은 이후, 최근까지 이 국립공원을 포함해 전 세계에 남아있던 사타오의 수는 26마리였다.
하지만 지난 1월 4일, 차보국립공원 관계자가 밀렵꾼의 독화살에 맞은 코끼리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사타오의 개체수는 25마리로 줄어들었다.
국립공원 관계자에 따르면, 죽은 채 발견된 사타오2의 상아 무게는 각각 약 51㎏, 50㎏으로, 밀거래되는 가격은 엄니 1개당 13만 달러(약 1억 5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보국립공원 측은 “사타오2에게 독화살을 쓴 밀렵꾼 2명은 체포됐다. 우리는 다행히 이들이 상아를 잘라가기 전 코끼리의 시체를 미리 발견했다”면서 “현재 차보국립공원에 남아있는 사타오의 개체수는 15마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코끼리의 개체수는 41만 5000마리로, 10년 사이 11만 1000마리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개체수 급감의 원인이 코끼리의 상아를 노린 밀렵이라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