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기존에 자주 플레이한 음악 목록을 기반으로 하는 주크박스가 아닌, 사용자의 뇌파를 분석해 이에 딱 맞는 음악을 만들어주는 인공지능(AI)가 등장했다고 미국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가 7일 보도했다.
일본 오사카대학 산업과학연구센터와 도쿄수도대학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이 AI 헤드폰에는 사용자의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장착돼 있으며, 이 뇌파에 따라 적절한 음악을 작곡해 들려주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사용자가 특정 음악을 들을 때 변화하는 뇌파의 기록을 저장하고 분석하는 학습 과정을 통해 사용자의 뇌파 정보만으로 ‘맞춤 작곡’이 가능하다. 또 이러한 뇌파 데이터를 토대로 기분을 파악하고, 기분을 더 북돋아 주거나 혹은 가라앉게 해주는 음악을 창작해 들려준다.
이러한 기능을 이용하면 사용자는 자신의 기분과 감정 상태에 맞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맞춤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때 AI가 만들어내는 것은 미디(MIDI, 컴퓨터와 신시사이저 등을 연결해 디지털 사운드를 만들고 합성하는 전자 악기 디지털 인터페이스) 형태로 음악이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10곡 정도의 음악을 들려준 뒤 뇌파와 기분 변화 등을 조사했다. AI에게 이 데이터를 학습하게 한 뒤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음악과 기분을 더 가라앉게 하는 곡을 만들게 했다.
AI가 1분 만에 작곡한 음악 중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음악’을 들은 참가자들은 실제로 음악을 들은 뒤 “기분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AI 시스템이 단순히 사용자의 편의를 높여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를 이끈 오사카대학의 누마오 마사유키 박사는 사이언스데일리와 한 인터뷰에서 “사람의 감정을 분석할 줄 아는 이 시스템은 사회적으로 다양한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면서 “예컨대 뇌파 분석을 통해 만들어낸 음악을 이용해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싶게 만들거나 혹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긴장을 낮추고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등 멘탈 헬스 케어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