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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도로 싱크홀에서 골프친 아르헨 사람들

작성 2017.03.13 09:03 ㅣ 수정 2017.03.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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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 비야 아옌데 사람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도로 곳곳에 패인 싱크홀을 방치하는 시를 비판하고 야유하며 ‘골프대회’를 갖고 있다. (사진=디아디아)


이색적인 '골프대회'가 열려 화제다.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주 비야 아옌데에서 열린 대회의 이름은 '땅꺼짐 오픈'. 10일(현지시간) 비야 아옌데에 사는 평범한 주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대회는 골프장(?)부터 독특하다.

골프대회라면 보기에도 시원한 잔디부터 떠오르지만 대회가 열린 곳은 아스팔트 길이다.

골프채를 들고 나선 선수(?)들의 옷차림도 평범하게 그지없다. 주민들은 청바지에 티셔츠 등 가벼운 평상복 차림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길이지만 제법 골프장 기분도 난다. 홀(?)이 설치돼 있고 깃발도 꽂혀 있다.

하지만 왠지 홀이 설치된 곳은 바닥이 푹 꺼져 있다. 자세히 보면 깃발이 꽂혀 있는 곳은 모두 '땅꺼짐'이 발생한 곳이다.

대회에 출전한 한 주민은 "18개 홀을 만들어 대회를 열었지만 이런 골프장 수십 개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저기 땅꺼짐이 발생한 곳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대회는 땅꺼짐을 방치하고 있는 시에 대한 항의 취지로 열렸다. 대회에서 오렌지색 골프공을 사용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비야 아엔뎨 시장이 속한 정당의 상징색은 오렌지색이다.

주민들은 그간 땅꺼짐이 꼬리를 물고 발생한다는 민원을 끊임없이 시에 넣었다.

즉각 보수공사를 해야 할 일이지만 시는 민원을 무시하고 땅꺼짐을 방치하고 있다.

한 남자는 "주민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소한 30개 동네에서 (동네마다) 20군데 이상 땅꺼짐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네마데 18개 땅꺼짐 홀 골프장을 1개씩 만들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곳곳에서 발생하는 땅꺼짐을 볼 때마다 불안하다"면서 "동네 전체가 가라앉는 건 아닌지 가슴을 졸이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땅꺼짐 오픈' 개최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자 그제야 현장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뒷북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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