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입원한 환자가 있다면 정신건강을 위해 테트리스 게임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공동연구팀은 테트리스 게임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트라우마)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사람도 많이 겪는 PTSD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정신적 외상)를 경험하고 나서 느끼는 공포감 등 심리적 반응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교통사고, 재난 등을 겪었거나 폭력적인 영상을 보는 것 만으로도 PTSD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번 연구는 교통사고로 응급실에 실려온 총 71명의 운전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팀은 이들 중 절반에게 잠시 사고 순간을 회상하게 한 후 테트리스 게임을 하게 했으며 비교를 위해 나머지 절반은 하지 않았다.
이후 비교된 두 그룹의 차이는 흥미로웠다. 테트리스 게임을 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악몽같은 사고의 기억을 덜 떠올린 것은 물론 빠르게 기억이 사라졌기 때문.
그렇다면 왜 테트리스가 두 그룹 간의 차이를 발생시켰을까?
연구를 이끈 카롤린스카 연구소 에밀리 홈스 교수는 "테트리스 게임은 시각적 정보를 요구하는데 이는 사고 기억이 우리 머리 속에 생생히 저장되는 것을 방해한다"면서 "테트리스같은 컴퓨터 게임으로 심리적인 간섭을 한다면 PTSD를 예방하거나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실험은 사고 후 6시간 내에 실시됐으며 이는 PTSD는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한편 테트리스가 다이어트나 금연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년 전 영국 플리머스대학 연구팀은 테트리스 게임을 하면 식욕, 흡연, 음주의 욕구를 줄일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18~30세 실험 참가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실험에서 테트리스를 한 실험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욕구가 24%는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저자 잭키 안드라데 교수는 “인간의 욕구는 일반적으로 몇 분 가량 지속된다. 테트리스 게임을 하면 욕구와 관련된 이미지를 상상하는데 방해를 받고, 결국 그 욕구가 줄어드는 효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시각적인 자극으로 인해 욕구를 떠올리던 뇌가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