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머리를 빡빡 깎은 한 남학생이 머리스타일이 너무 극단적이란 이유로 학교에서 격리조치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영국 콘월주 론서스턴 칼리지에 다니는 테일러 존스(15). 테일러는 부활절 휴일주간이 시작되는 첫 주에 머리를 깎으려고 계획했으나 일정에 차질이 생겨 며칠 지난 뒤에야 머리를 잘랐다. 그런데 연휴가 끝나고 학교로 돌아왔을때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
반들반들한 머리가 너무 과격해보인다는 이유로 선생님이 그를 격리시킨 것이다. 테일러는 머리카락이 자라서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될 때까지 혼자 독방에 4일 동안 있었다. 휴식시간, 점심시간 그리고 수업시간을 모두 그 곳에서 보냈다. 이는 중등교육자격검정시험(GCSEs)을 앞둔 그에게 염려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화가 난 아빠 닉 존스는 학교를 ‘독재정권’에 비유하며 “아들의 계획을 미리 전해 들은 몇몇 선생님이 주의를 줬지만, 더 일찍 머리를 자르지 못한 아들은 자신의 머리에 대해 책임지기로 마음먹었다”면서 “이제 16살인 아이의 머리를 단속하려는 시도는 조금 우스꽝스럽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학교측은 근본적으로 민머리는 받아들일 수 없는 스타일이라고 말해왔다고 한다.
이어 “학교는 아이들에게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는 점을 가르치려한다고 언급했지만 이는 불필요한 요식이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선생님들의 앞선 충고에도 불구하고 테일러가 머리를 자른 이유는 반발심이 아닌 영국 암 센터에 기부할 자금 1000파운드(약146만원)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타일러의 깊은 뜻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친구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학교가 타일러의 좋은 취지를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했다”며 “축하받아야 할 일을 한 학생을 처벌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학교는 외부 이미지에 더이상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글을 접한 사람들 역시 “이 글을 읽고 소름이 끼쳤다. 학교는 부끄러운 줄 알아라”, “어린 학생의 성취를 긍정적인 본보기로 삼고 학교의 자랑으로 여기길 바란다”는 비판의 글을 남겼다.
매이우드 교장은 성명서를 통해 “학교측은 테일러의 인상적인 모금활동을 존중하나 우리가 예상하던 바는 아니었다. 학교의 취지에 반하는 행위를 저질렀다”며 “학교는 우리 학생들에게 가능한한 가장 높은 기대를 걸고 있고, 영국 교육기준청의 검증에서 뛰어나다고 판단을 받은 이상 그 기대치를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누구든지 머리를 자르기 전에 충고를 먼저 구할 것을 청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한편 지금까지 모금액 850파운드(약124만원)를 모은 테일러는 수백 만명의 지원에 힘입어 현재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저스트기빙’에 페이지를 개설한 상태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