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통 무술 고수가 권투 선수에게 소나기 펀치를 맞고 단 7초 만에 쓰러져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영자매체 상하이스트 등 현지언론은 17일 이달초 부터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시합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주인공은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쿵후 고수와 권투 선수다. 보도에 따르면 무당파(武当派)의 사범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링 위에서 벌어진 권투 선수와의 시합에서 손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KO패 했다.
이번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지난달 27일 쓰촨(四川) 청두(成都)에서 벌어진 태극권 고수와 이종격투기 강사와의 경기와 맞물려있다. 당시 ‘뇌공(雷公) 태극’ 문파의 장문인 웨이레이(魏雷·41)는 현역에서 은퇴한 이종격투기 강사 쉬샤오둥(徐曉冬·39)에게 단 10여 초 만에 난타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현지는 발칵 뒤집혔다. 특히 쿵후, 우슈 등 전통 무술의 본산을 자처해 온 중국인들 입장에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것. 이에 중국 무술이 실전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과도한 신비주의에 싸여있다는 일각의 비판도 제기됐다.
태극권 수련가이자 권법 애호가를 자처해 온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장문의 글을 통해 “현대 문명에서 권법과 검술은 기본적으로 운동이자 취미”라면서 “권총이나 심지어 미사일, 핵탄두 앞에서는 모든 무공이 어차피 아무 의미없다”라고 썼다. 이어 "태극권은 권법을 이용해 태극철학 사상을 묘사한 일종의 운동으로 격투술은 태극권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