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연로한 부모님과 함께 죽음을 택한 英 화재 속 세 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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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후스나 베굼(22), 오빠 하니프(26)와 하미드(29). (사진=더썬)


긴박했던 영국 그렌펠 타워 화재 상황에서 자신의 목숨보다 가족을 더 소중히 여긴 따뜻한 가족애가 전 세계 사람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타임스, 미러, 더썬 등 외신은 애정어린 세 남매가 부모님을 불타는 건물 내부에 혼자 두고 떠날 수 없어 함께 남아 죽음을 맞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자정을 넘긴 12시 50분 쯤 갑자기 일어난 화재로 연기와 불길이 건물을 세차게 집어 삼켰다. 새벽 1시 45분 쯤 사이렌 소리를 듣고 밖으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후스나 베굼(22), 그의 오빠 하니프(26)와 하미드(29)는 그럴 수 없었다.

거동이 불편하신 부모님을 17층에서 구출하게 하는데 무리가 있었고, 엄마 라베야(60)와 아빠 카므루 미아(82)를 무너져 가는 건물 안에 외로이 남겨두고 자신들만 살 길을 모색 할 수 없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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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 하미드가 엄마 아빠와 함께 찍은 사진.


하니프는 친척에게 전화를 걸어 “아파트 안에 남기로 했다”며 가슴 아픈 결정을 내리게 된 연유를 설명했다. 또한 우리는 더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이기에 자신들 때문에 한탄하거나 몹시 마음아파하지 말라고도 덧붙였다.

사촌 사미르 아프마드(18)는 “하니프는 매우 침착했다. 때가 되었다고, 자신들을 애도하지 말고 더 좋은 곳으로 가는 것에 기뻐해달라고 말했다. 우리 친척들은 비겁함을 보여주지 않고 부모와 함께 남은 남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에게는 가족이 정말 중요했다. 함께 모여 살다가 한 날 한시에 같이 죽은 그들이 남은 평생동안 눈 앞에 아른 거릴 것 같다”며 슬픔을 드러넀다.

한 가지 더 안타까운 사실은 후스나 베굼이 다음달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였다는 점이다. 오는 22일 오후 6시, 그녀의 약혼자와 가족들은 공개적인 기도행사에서 그들을 추모할 계획이다.

사진=더썬, 미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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