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런던 지하철에서 ‘신사 숙녀 여러분’이라는 문구를 더이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영국 메트로는 12일(현지시간) 런던시가 ‘성 중립적인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런던교통공사(TfL)측도 성별을 구분짓는 문구 사용을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교통공사 고객 전략팀 관리자 마크 에버스는 “우리는 런던 교통망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성에 관련 없이 환영 받는 기분을 느끼길 바란다. 현재 지하철 역사에서 사용되고 있는 어구 중 ‘신사 숙녀 여러분’(Ladies and gentlemen)처럼 한쪽 성에 국한된 표현들은 ‘여러분 안녕하세요’(Good morning, good afternoon everyone) 같은 성 중립적인 표현으로 전환할 것이다. 이는 런던의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함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차적으로 직원들에게 적절한 용어 사용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가끔 선의의 의미로 이전 용어를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날 경우, 직원들에게 자신이 사용하는 단어가 올바른지 지속적으로 상기시켜 줄 것이다”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은 성적 소수자 권익 보호 활동가와 운동가들이 런던교통공사가 변경 작업을 수행하도록 막후 교섭을 벌여온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 달 영국 녹색당 당원 시안 베리도 런던시장 사디크 칸에게 이 문제를 제기했었다.
당시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일부 고객들이 특정 역에서 통용되고 있는 표현에 공감하지 않거나 불편해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런던교통공사가 성별에 대해 언급할 때 좀 더 중립적인 방식으로 바꿔 말함으로써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길 바랐다”고 말했다. 런던교통공사도 시장과 많은 시민의 뜻을 받아들여 전환하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전통적인 환영인사가 대중교통에서 차츰 사라짐으로써 성차별과 관련한 문제들도 예방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메트로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