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키스할 때 얼굴을 대개 오른쪽으로 기울이게 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배스대와 배스스파대, 그리고 방글라데시 다카대의 심리학자와 신경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진이 방글라데시에 사는 부부 48쌍을 대상으로, 집 또는 사적 공간에서 키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각자 따로 떨어진 곳에서 봉투 속 설문에 응답하게 했다.
그 결과, 대부분 사람이 키스할 때 얼굴을 오른쪽으로 기울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연구는 방글라데시 부부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TV 프로그램과 영화의 키스 장면을 검열해 삭제하고 공공장소에서도 키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방글라데시 부부들은 다른 사람들이 키스하는 방법을 보고 배울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부부 48쌍은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연구진은 생각한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우선 남편 쪽이 키스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쪽이 먼저 키스를 시작했는지 살펴보니 남편이 아내보다 15배 더 많았다고 한다.
또한 키스를 시작하는 사람도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도 얼굴을 오른쪽으로 기울이는 경우가 3분의2 이상이었다. 양측 모두 자연스럽게 얼굴을 오른쪽으로 기울이는 경향이 강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얼굴을 기울일 경우 키스를 받는 쪽이 다시 방향을 바꾸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키스 행위에는 감정과 의사 결정이 관여한다”면서 “뇌에서 그 행위를 관장하는 영역은 좌·우뇌 모두에 있어 어느 쪽 뇌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에 따라 얼굴을 기울이는 쪽이 정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추정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키스를 시작하는 사람이 오른손잡이인 경우 얼굴을 기울이는 방향을 예측할 수 있었지만, 키스를 받는 사람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면서 “대부분 사람이 오른손잡이라는 것도 이번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친 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14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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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