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게 쫓기던 도주범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주겠다는 경찰의 말에 설득돼 결국 도주를 멈췄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3일자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동부 그림즈비의 거리에서 불법 무기를 소지한 채 사람들을 위협하며 소란을 벌이던 20세 남성이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경찰을 피해 한참을 도주하던 중 한 건물 지붕 위로 올라갔고, 지붕 위 기왓장을 던지며 격렬하게 경찰의 접근을 막았다.
이 남성을 쫓던 험버사이드주(州) 경찰은 지붕에 올라간 도주범과 무려 6시간을 대치해야 했다. 경찰은 대치 도중 이 남성이 과거 발생한 도난 사건과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 남성을 체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도주범이 지붕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자 대화와 협상을 시도했고, 이때 도주범이 뜻밖의 요구를 했다. 자신에게 맥도날드 햄버거와 음료를 사다 달라고 요구한 것.
이에 경찰은 재빨리 맥도날드 음식을 구하기 시작했다. 당시 현장에는 맥도날드가 아닌 버거킹 햄버거와 밀크셰이크를 들고 있던 시민이 자신의 음식을 도주범에게 전달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현장에 있던 경찰은 도주범의 요구를 ‘정확하게’ 들어주기 위해 버거킹이 아닌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서 전달했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전달받은 도주범은 약속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순순히 지붕에서 내려왔고 곧장 경찰서로 이송됐다.
한 목격자는 “지붕 위에서 협상을 맡은 경찰과 도주범이 맥도날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직접 들었다”면서 “지붕위에 올라가 있던 남성은 춥고 배가 고파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편 맥도날드 햄버거를 받고 도주를 끝낸 도주범은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