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106세 아프가니스탄 노인이 가까스로 국경을 넘어 스웨덴에 망명을 신청했지만 결국 강제추방될 위기에 처했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5일자 보도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망명신청자로 추정되는 비비칼 우즈베키(106)는 손자와 아들의 등에 업혀 20여 일간 산과 사막, 강을 건넌 끝에 스웨덴에 도착했다.
우즈베키는 100세가 넘은 나이 탓에 앞을 볼 수도, 걸을 수도, 말을 할 수도 없었지만 가족들은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다. 67세의 아들과 19세 손자의 극진한 보살핌 끝에, 결국 2015년 일가족은 스웨덴 땅을 밟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난민들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스웨덴 당국은 그녀의 망명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웨덴은 망명 거부 이유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고령이라는 이유로 망명을 모두 허용할 수는 없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우즈베키의 가족은 절망했다. 그녀의 손자는 최근 알자지라와 한 인터뷰에서 “이해를 할 수 없다. 그녀는 앞을 볼 수도, 말을 할 수도, 걸을 수도 없는 106세의 노인이다. 왜 그녀가 다시 돌아가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할머니에게 남은 짧은 여생을 스웨덴에서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스웨덴은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 가족의 사연이 알려지자 스웨덴 내에서도 비난의 여론이 일었다. 내전 등의 이유로 망명 신청을 한 106세의 노인을 다시 아프가니스탄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비인도적인 처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한편 우즈베키는 망명 거절 소식을 접한 뒤 큰 충격에 휩싸여 뇌졸중 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웨덴 망명과 관련한 재심 신청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