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게임과 VR 헤드셋이 인기를 끌기 훨씬 이전에 이미 가상 현실을 예상한 게임기기가 있었다. 바로 애완동물을 가상으로 키울 수 있는 ‘타마고치’(Tamagotchi).
타마고치는 1996년 11월 일본 종합 완구회사 반다이가 10대 여고생들을 타깃화해 출시한 달걀 모양의 휴대용 애완동물 사육 게임기다. 출시하자마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2007년 5월 미국 뉴욕에서 단 3일 동안 3만 개가 팔리는 경이적인 판매 기록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4000만개가 넘게 팔렸다. 한국에서는 교육부가 수업 방해와 생명 경시 풍조를 지적하며 전국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학교 반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반다이는 90년대 최고 히트 상품이었던 타마고치가 재기할 예정이라고 1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을 통해 밝혔다. 벌써 10일부터 미국의 인터넷 종합 쇼핑몰 아마존에서 15달러(약 1만7000원)에 선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다음달 5일 공식적으로 미국에 입고되며 유럽시장에서도 10월이 지나야 만나볼 수 있다. 한정된 수량만 판매할 예정이다.
새 버전은 여섯 가지 다른 애완동물, 다양한 조개껍질 모양의 용기 디자인으로 발매된다. 구매자들은 오렌지색과 속이 비치는 파란색, 두 가지 대비되는 색상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원판보다 크기는 훨씬 더 작아졌지만 게임방식은 거의 똑같다.
가상 애완동물인 타마고치를 부화시킨 후 먹이고 재우고 대소변을 치워주며 돌보면 된다. 타마고치는 실제 애완동물처럼 생애주기별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면 병에 걸리거나 죽을 수도 있다.
반다이 아메리카의 리즈 그램프 부회장은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미국에 들여와달라고 청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에 우리는 창립 20주년을 맞이해 다마고치 미니버전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마고치가 오늘날 이용가능한 게임과는 달리 훨씬 단순하고 고전적인 픽셀게임이지만 타마고치를 갖고 놀았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끌어당길 것이다. 또한 독특함으로 첨단기기와 함께 자란 젊은 세대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길 희망한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사진=반다이홈페이지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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