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같은 시장’이라는 모욕적 말까지 들으며 멕시코의 한 시장이 사임했다. 실제 쓰레기 문제 때문이었다.
멕시코 남부 게레로주의 주도 칠판시고의 시장 마르코 레이바 메나는 최근 사임서를 던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가 밝힌 공식적인 사임 사유는 ‘개인적 사정’이었지만 실제론 악취나는 쓰레기에 밀려 사임했다는 게 정설이다.
도시의 거리 모습을 보면 이런 말에 공감이 간다. 칠판시고의 곳곳엔 잔뜩 쓰레기가 쌓여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칠판시고에선 매일 400톤 이상의 쓰레기가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거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시는 악취로 가득하다. 칠판시고엔 쓰레기를 치우는 트럭 158대가 있지만 수거가 사실상 마비된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어 수거작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현지에선 “쓰레기가 시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쓰레기로 인한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면서 시의회에선 시장 탄핵까지 추진했다. 현지 언론은 “야당의 요구로 시의회가 탄핵재판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자 메나 시장이 서둘러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라고 보도했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라고 주(州)가 지원한 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까지 있다. 주는 쓰레기매립장을 마련하라고 칠판시고에 예산 1200만 페소(약 7억2000만원)를 지원했다. 하지만 돈은 감쪽같이 증발했다. 메나 시장은 예산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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