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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과학] 개미의 매장 풍습? 동료 묻어주는 여왕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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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깍지벌레를 돌보는 검은 정원 개미. (사진=Wikipedia)


개미 한 마리는 작고 단순한 곤충이지만, 이들이 모이면 크고 복잡한 사회를 구성할 수 있다. 개미, 흰개미, 벌 같은 사회적 곤충은 포유류처럼 크고 복잡한 뇌는 없지만, 종종 과학자들을 놀라게 할 만큼 복잡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 놀라움은 일개미나 병정개미의 몫이다. 여왕개미는 초기에 둥지를 건설하고 처음 태어나는 개미를 돌보는 것 이외에는 오로지 알을 낳는 일만 한다. 사실상 알을 낳는 공장이나 다른 바 없는 생물이 여왕개미다.


물론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연구소 과학자들은 유럽에서 흔하게 보는 검은 정원 개미(black garden ant·학명 Lasius niger)의 여왕개미에 대해서 연구했다. 이 개미 자체는 인간에 해롭지 않지만, 개미가 보호하는 깍지벌레는 식물의 수액을 빨아먹는 해충이다. 따라서 여왕개미의 습성을 연구하는 것은 해충 방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연구 과정에서 과학자들은 예상치 못했던 광경을 목격했다. 두 마리 이상의 여왕개미가 같이 둥지를 만드는 경우, 먼저 죽은 여왕개미를 살아남은 여왕개미가 땅에 묻어 준다는 것이다.

종종 두 마리 이상의 여왕개미가 같이 둥지를 만드는 데, 이 경우 한 마리가 살아남을 때까지 경쟁을 벌이게 된다. 냉혹해 보이지만, 두 마리 이상의 여왕개미가 한 둥지에서 공존하기는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여왕개미가 다른 여왕개미를 직접 매장한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이다. 연구팀은 그 이유가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는 증거를 발견했다.

그 근거로 매장은 주로 하나의 방으로 이뤄진 폐쇄형 둥지에서 잘 발생했다. 만약 시체를 버릴 수 있는 다른 방이나 개방 공간의 경우에는 매장보다는 그냥 갖다 버리는 방식을 택했다. 동시에 예방적으로 매장을 하지 않은 경우 실제로 감염의 빈도가 증가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따라서 여왕개미는 일개미가 태어나 일할 수 있기 전에 죽은 여왕개미를 적절하게 매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료의 시신을 방치하지 않고 매장하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개미도 동료를 매장해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비록 그 동기는 전혀 다르지만, 개미가 얼마나 놀라운 곤충인지를 다시 확인시켜준 사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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