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여객기를 나홀로 타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기분은 어떨까?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는 189명이 탑승하는 여객기를 마치 홀로 전세낸듯 타고 여행한 한 여성의 사연을 전했다.
퍼스트클래스 승객보다 더욱 특별한 서비스를 누린 화제의 주인공은 스코틀랜드의 여류 소설가인 카론 그리브. 그녀는 지난 22일 오후 4시 30분, 늦은 휴가 겸 집필을 위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출발해 그리스 크레타섬으로 떠나는 여객기에 탑승했다. 카론이 탑승한 여객기는 영국의 저가항공사인 제트투컴 소속으로 티켓값으로 지불한 금액은 불과 46파운드(약 7만원)였다.
특별한 여행의 기운은 탑승과정에서부터 엿보였다. 총 189명이 탑승하는 여객기에 자신 외에 다른 승객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나 당초 이 여객기에 탑승 예정이었던 총 3명 중 다른 2명이 나타나지 않아 결국 카론만 유일한 승객이 됐다.
카론은 "기내의 모든 서비스가 순순하게 나를 위해서만 이루어졌다"면서 "승무원들은 나를 VIP로 대접해줬다"며 즐거워했다. 특히 그녀가 가장 좋았던 것은 기장의 특별한 서비스다. 카론은 "직접 기장이 좌석으로 와 대화를 나눈 것은 물론 비행 중 특별한 안내방송도 해줬다"면서 "기장은 내 이름을 부르며 '카론, 왼쪽에 보이는 것이 크로아티아에요' 등 친절한 설명도 했다"며 기뻐했다.
항공사 측에 따르면 이번처럼 승객이 한명만 탑승하는 경우는 드물기는 하지만 간혹 발생하는 사례다. 항공사 측은 "현재는 비수기일 뿐 아니라 특정 목적지로 가는 한해의 마지막 비행의 경우 이번처럼 승객이 거의 없다"면서 "반대로 돌아오는 여객기는 승객들로 가득찼다"고 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