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활동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됐다. 70세가 넘는 여성은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빨리 걷기’와 같이 적당한 운동을 하면 사망 위험을 7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은퇴 이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반면 반려견과 산책하기나 집안일 하기, 또는 윈도쇼핑 하기와 같이 가벼운 신체 활동은 기대 수명을 연장하는 데 의미있는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평균 나이 72세인 여성 1만7700여 명을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이들 여성의 신체 활동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3축 가속도계’로 불리는 웨어러블 기기를 제공했다. 이 장치는 위·아래와 앞·뒤, 그리고 좌·우라는 3가지 축의 활동을 민감하게 감지해 더 정확한 측정을 수행한다.
그리고 이 장치를 최소 4일, 하루 최소 10시간 이상 착용한 여성 16만6741명을 다시 선별해 신체 활동량을 분석했다. 이후 평균 30개월 동안 이어진 추가 조사 동안 여성 207명이 사망했다.
그 결과, 빨리 걷기와 같이 적당한 운동 즉 중고강도 신체 활동을 가장 많이 한 여성들은 신체 활동량이 가장 적은 이들보다 사망 위험이 약 60~70%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체 활동이 사망률을 20~30% 더 낮춘다는 기존 연구보다 신체 활동의 건강 효과가 뛰어남을 보여준다. 참고로 기존 연구는 웨어러블 장치 측정 없이 자기보고식 검사로만 진행됐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집안일 하기와 윈도쇼핑 같은 가벼운 신체 활동이나 좌식 행동(주로 앉아 있는 행동)을 더 많이 하면 연구 종료 시점에 사망 위험과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를 이끈 이민 리 하버드 의대 및 공중보건대 교수는 “20·30대 젊은이들은 일반적으로 달리기나 농구와 같이 격렬한 운동을 할 수 있지만, 노인들의 경우 격렬한 운동은 물론 심지어 적당한 운동마저 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노인 대부분이 할 수 있는 가벼운 활동과 관련한 잠재적인 건강상 이점을 연구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결과는 일주일 동안 적절한 운동을 150분, 격렬한 운동을 75분, 또는 두 운동을 조합하고 일주일에 이틀 이상은 근력 운동을 하라는 2008년도 건강 지침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도 이 연구를 계속해 다른 건강 혜택을 검토하고 특히 어떤 신체 활동을 얼마나 해야 건강에 좋을지 자세히 알아내길 원한다”면서 “신체 활동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만큼은 반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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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