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찰이 체포 대상 1호로 꼽아온 마약계의 거물이 경찰들의 '셀카' 모델로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지 등 해외언론은 마약 조직 보스와 기념촬영을 한 브라질 경찰이 대중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논란의 주인공은 브라질 현지에서 마약 밀매, 살인, 협박 등을 일삼은 거대 마약 조직의 보스인 호제리오 다 실바(35)다. 그는 지난 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최대 빈민촌인 호시냐에서 검거됐다. 당시 브라질 당국은 경찰과 군인 3000명을 동원해 다 실바가 머물던 집을 급습,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한 편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 체포과정은 브라질 국민들의 환호를 받을 만큼 완벽했다. 상파울로 정부도 “다 실바의 체포는 브라질 사회를 위해 정말 중대한 사건”이라며 “(체포에 성공한) 경찰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그러나 문제가 벌어진 것은 그 이후다. 현지 경찰이 다 실바와 셀카사진을 찍어 이를 자신의 SNS에 올리며 경쟁적으로 '자랑질'에 나섰기 때문. 실제 공개된 사진을 보면 경찰은 다 실바를 강력 범죄자가 아닌 '스타'로 대접한 듯하다. 특히나 마치 친구와 셀카를 찍은 듯 환하게 웃은 경찰과 다 실바의 모습도 담겨있어 국민들과 피해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현지언론은 "이 셀카 사진들은 부끄러운 경찰의 자화상"이라면서 "다 실바는 10년 동안이나 도시에 큰 문제를 일으킨 범죄자로 록스타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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