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에서도 보기 힘든 점수차가 축구경기에서 나왔다.
기네스에 오를 만한 기록은 최근 열린 스페인 소년리그 라스팔마스B와 라스콜로라다스B와의 경기에서 세워졌다.
경기는 처음부터 라스팔마스B의 대승이 예상됐다. 가공할 공격력을 가진 라스팔마스B는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반면 약체 라스콜로라다스B는 리그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이변은 없었다.
스페인 소년리그는 전반 35분, 후반 35분 등 70분으로 줄여 진행된다. 70분 동안 라스팔마스B는 47골을 몰아넣었다. 최종스코어 47-0, 90초마다 골을 넣은 셈이다.
라스콜로라다스B는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굴욕의 0패를 당했다. 충격적인 대패를 당한 11~12살 라스콜로라다스B 선수들은 경기가 종료된 후 펑펑 울면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현지 누리꾼 사이에선 거센 논란이 일었다.
일부 누리꾼은 “실력 차이가 이렇게 큰 두 팀이 같은 리그에 있다는 게 말이 되냐”면서 축구연맹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한 누리꾼은 “세상에 이런 리그는 있을 수 없다. 선수들에겐 교육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연맹의 잘못으로 최악의 리그가 열리고 있다”며 축구연맹에 직격탄을 날렸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믿기지 않는 스코어. 경기가 너무 반스포츠적이었다”고 꼬집었다.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한 누리꾼은 “경기에서 진 아이들을 동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패배에서 교훈을 얻으면 그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패한 라스콜로라다스B 측에선 경기 내내 무차별 폭격을 가한 강팀에 못내 아쉬움을 표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보통 점수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선수를 교체하거나 포지션을 바꿔 공격의 수위를 낮추는 게 소년리그에서의 예의”라며 “70분 내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건 좀 너무했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