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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신부와 사망 18시간 전 결혼한 남자

작성 2018.01.01 14:57 ㅣ 수정 2018.12.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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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암 환자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연인과 결혼식을 올려 많은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지역 방송 WFSB는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그달 22일, 하트퍼드 세인트 프랜시스 교회에서 열린 헤더 모셔의 결혼식을 소개했다.

턱시도를 입은 남편 데이비드는 긴머리 가발과 흰 면사포를 쓰고, 드레스 차림으로 침대에 누운 신부의 두 손을 맞잡았다. 두사람은 결혼 서약을 읊음으로써 정식 부부가 됐다. 그러나 18시간 후 아름다웠던 신부는 남편 곁에서 그대로 숨을 거뒀다. 23일 헤더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결혼 맹세였다.

남편 데이비드는 “헤더는 강했다. 암이 악화되고 있는 순간에도 그녀는 남다른 전의를 불태우며 결혼식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도 그녀가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 생각했지만 헤더는 모두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마치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를 연상시켰다”며 “그녀가 밝게 웃고 있는 사진도 그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예식 당시를 설명했다.

데이비드와 헤더의 러브 스토리는 2015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은 스윙댄스 수업에서 처음 만나 연인 관계로 빠르게 발전했다. 그러나 이듬해 12월 23일, 데이비드가 청혼을 하기로 결심한 날, 그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바로 헤더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데이비드는 “헤더는 내가 그날 밤 프로포즈를 할 줄 몰랐다. 그 소식을 접하고도 나는 스스로 다짐했다. 그녀 혼자 아픔을 겪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라고, 그리고 이 사실을 그녀에게 알려야 했다”며 헤더에게 계획대로 청혼했다고 말했다.

프러포즈 5일 후, 헤더의 유방암은 예후가 좋지 않아 난치병으로 분류되고 있는 삼중음성 유방암(TNBC)임이 밝혀졌다. 두 사람은 암 치료에 함께 매진하며 암과의 사투를 벌였으나 결국 암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지난 9월 뇌까지 암이 전이되면서 헤더는 생명 유지 장치에 의존하는 처지가 됐다.

의사들은 데이비드에게 결혼하고 싶다면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고, 데이비드는 30일이었던 예식을 22일로 앞당겼다. 예정대로였다면 그는 아내 없이 결혼식을 올렸을지도 모른다. 그는 “헤더는 내 최고의 사랑이었다. 난 그녀를 떠나보냈지만 영원히 잊지 않을 거다. 헤더는 ‘계속해서 투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난 그녀 몫까지 끝까지 살아남아 싸울 것이다”라고 전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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