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범죄에 시달리고 있는 과테말라에서 조직폭력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엔리케 데헨하르트 과테말라 내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형법을 개정, 아예 조직폭력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해야 한다"며 의회에 협력을 촉구했다.
회견에서 그가 '테러단체'로 지목한 조직폭력단은 과테말라 범죄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마라 살바트루차'와 '바리오18'이다. 과테말라에선 치안불안으로 피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에만 살인사건 5000여 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들 2개 조직폭력단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마라 살바트루차'와 '바리오18'는 마약거래에서부터 납치, 협박, 청부살인 등 닥치는대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데헨하르트 장관은 "이들 조직이 전쟁무기까지 갖추고 있다"며 "목표를 위해선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는 범죄조직"이라고 말했다.
과테말라 당국은 최근 '바리오18'의 조직원이 다수 수감돼 있는 교도소를 압수수색했다. 수색에선 총기류와 폭탄이 발견됐다. 교도소의 운동장에선 암매장된 시신도 발굴됐다. 교도소까지 무기가 반입됐다는 사실에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데헨하르트 장관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며 "국가가 조직폭력단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테말라는 형법을 개정하면서 미국에도 협력을 요청할 예정이다.
데헨하르트 장관은 "조직폭력단 '마라 살바트루차'와 '바리오18'을 테러단체로 지정해달라고 우리의 친구국가 미국에도 공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과테말라는 2개 조직폭력단이 장악하고 있는 수도 과테말라의 남부와 북부에 경찰력을 대거 투입, 특별 경비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과테말라에서 활개치는 조직폭력단은 70여 개로 추정된다. 조직폭력단에 몸담고 있는 조직원은 2만을 헤아린다.
사진=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바리오18 조직원들. (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