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모조새에 구애…세계서 가장 외로운 새의 쓸쓸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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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해안에서만 사는 유일한 조류 부비새(gannet)가 콘크리트로 만든 모조새들에 둘러싸여 숨진 채 발견됐다.

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무인도에 가까운 뉴질랜드 북섬 마나섬(Mana Island)에 처음 정착한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새’ 나이젤이 결국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나이젤의 사체는 한 모조새 옆에서 발견됐는데, 아마 그 가짜 새를 자신의 연인이라고 믿었던 것으로 보였다. 환경 보호론자들은 “2013년 나이젤이 그 모조새를 진짜라 믿고 구애의 일환으로 해초, 진흙, 잔가지 등으로 둥지를 지었다”며 “나이젤은 80마리 모조새를 친구, 가족이라 생각했던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나이젤이 이 섬 절벽에 자리잡게 된 것은 5년 전이었다. 그보다도 이른 1997년 12월, 뉴질랜드 야생 동물 호보청은 절벽에 콘크리트로 된 부비새와, 음향장치를 설치해 부비새 서식지를 만들려 애썼다. 나이젤은 40년 만에 마나섬에 정착한 최초의 부비새였고, 이후 아무도 나타나지 않아 나이젤은 ‘세계에서 가장 고독한 새’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해 크리스마스 이브날 깜짝 선물로 세 마리의 부비새가 찾아와서 관계자들은 나이젤이 마침내 진정한 벗을 가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나이젤은 뉴질랜드 산림 경비대원 크리스 벨에 의해 싸늘한 사체로 발견됐다.

벨은 “매년 복제된 새 친구 옆에 앉아있는 나이젤을 지켜봐왔다. 그런데 세 마리 새들이 막 함께하자마자 숨져 가슴이 아프다”면서 “짝을 찾고 번식하기 위해 몇 년 더 기다려줬더라면 좋았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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