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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주인 무덤 지킨 충견, 끝내 주인 곁으로 떠나

작성 2018.02.22 09:30 ㅣ 수정 2018.02.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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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 충견 캡틴


10년 넘게 죽은 주인의 무덤 곁을 지킨 아르헨티나의 충견 '캡틴'이 세상을 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캡틴은 19일(현지시간) 주인이 묻혀 있는 비야 카를로스 파스의 공동묘지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각국 외신에도 소개되면서 아르헨티나의 대표적 충견으로 널리 알려진 캡틴은 올해 15살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으로 치면 이미 노인과 다름 없었고, 건강상태도 좋지 않았다.

꾸준히 공동묘지를 방문해 캡틴을 돌봤던 수의사 크리스티안 스템펠스는 "캡틴이 약 4년 전부터 신부전을 앓았고, 부분적으론 시력도 잃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자주 토하고 쏟아지는 졸음 때문에 괴로하는 날이 많았지만 캡틴은 끝까지 주인의 무덤 곁을 지켰다.

스템팰스는 "걷는 것도 힘들어 했지만 죽기까지 주인의 무덤을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캡틴이 비야 카를로스 파스의 공동묘지에 나타난 건 2007년 1월이다. 그때부터 캡틴은 아예 공동묘지에 살면서 주인의 무덤을 지켰다.

다만 캡틴이 주인의 무덤을 어떻게 찾았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다.

캡틴의 주인 미겔 구스만은 2006년 3월 사망했다. 카를로스파스 병원에서 사망한 그의 시신은 바로 빈소로 옮겨졌고, 여기에서 장례를 치른 뒤 공동묘지에 묻혔다.

가족들은 캡틴을 병원이나 빈소에 데려가지 않았다. 무덤에 데려간 적도 없다.

주인이 사망한 지 몇 달 되지 않아 캡틴은 갑자기 연기처럼 집에서 사라졌다. 가족들은 캡틴이 집을 나간 줄 알고 찾기를 포기했다.

그렇게 사라진 캡틴이 나타난 곳은 주인이 묻혀 있는 공동묘지다.

지금도 당시를 생생히 기억한다는 공동묘지 관리책임자 엑토르 베사가는 "어느 날 갑자기 캡틴이 나타나더니 하루종일 묘지를 돌다가 혼자 주인의 무덤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캡틴은 그날 이후 아예 공동묘지에 눌러앉았다. 가족들이 무덤에서 캡틴을 발견한 건 몇 개월 뒤다. 가족들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공동묘지를 혼자 찾아갔다는 건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연을 알게 된 공동묘지 직원들은 캡틴을 진심으로 돌봤다. 캡틴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도 공동묘지 직원들이다.


직원들은 "이제 캡틴은 떠났지만 캡틴에게 정말 많은 걸 배웠다"면서 "매일 공동묘지를 돌다가도 정확히 오후 6시가 되면 주인의 무덤을 찾아 지키던 캡틴을 영영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라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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