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에 놓인 수마트라 오랑우탄의 새끼가 동물원에서 태어났다.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 외신은 지난 25일 덴버동물원에서 암컷 오랑우탄이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한 마리 오랑우탄 출생에 언론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수마트라 오랑우탄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이기 때문이다. 수마트라 오랑우탄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으로, 수컷은 약 140cm 정도까지 성장하며 보르네오 오랑우탄에 비해 덩치가 작고 털이 얇고 길다.
안타까운 점은 야생에서는 이미 멸종위기에 몰려있다는 사실로 전문가들은 약 1만 4600마리가 현재 남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태어난 오랑우탄은 인도네시아어로 '밝다'는 뜻을 가진 '쯔라'라는 이름을 갖게됐다. AP통신은 "현재 어미와 새끼 모두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서 "2주 후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오랑우탄이 멸종에 몰린 이유는 역시나 인간 탓이다. 수마트라 섬과 보르네오 섬은 잘 알려진대로 수많은 나무들로 가득한 삼림의 보고지만 동시에 세계적인 벌채 지역이다. 이곳을 기반으로 대대로 오랑우탄을 비롯한 수많은 동물들이 살아왔지만 인간들의 무분별한 삼림 벌채로 그 서식지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주민들에게 오랑우탄은 벌채를 방해하는 눈엣가시로 여겨지며 어미 오랑우탄들은 대표적인 밀렵의 표적이 됐다. 이유는 주변에 디딕처럼 항상 새끼가 있어 밀거래를 통해 짭짤한 부수입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