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그때 요금 낼 걸..." 여자는 지금쯤 이렇게 후회하며 땅을 치고 있을지 모른다.
주차장에 차를 넣고 장장 9년간 방치한 여자에게 밀린 원금에 이자까지 합쳐 3000만원이 훌쩍 넘는 주차요금을 지불하라는 법원의 명령이 떨어졌다. 여자는 주차 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차를 움직이지 않았다. 스페인 팔마에 있는 한 주차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문제의 여자는 2009년 3월 자신의 승용차 볼보 V40을 몰고 주차장에 들어갔다. 입구에서 가까운 요지(?)를 골라 차를 세운 여자는 여느 고객처럼 주차티켓을 받고 나갔다.
여기서부터가 문제였다. 해를 넘겨 2010년이 됐지만 여자는 주차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주차 3년차가 되면서 밀린 요금은 2만1000유로(약 2740만원)을 넘어섰다. 주차장 측은 "밀린 요금을 내고 차를 빼라"며 2012년 차주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당시 주차장이 요구한 금액은 정확히 2만1627유로, 지금의 환율로 우리돈 2825만원이다. 법원은 2013년 원고 측 손을 들어주며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여자는 법원의 판결마저 무시했다. 요금을 내지도, 차를 빼지도 않았다.
세월이 훌쩍 지나 이자가 붙으면서 여자가 내야 할 돈은 2만7955유로(약 3887만원)로 불어났다.
주차장 측은 여자의 월급을 압류해달라는 요청을 다시 법원에 냈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여자는 매월 일정액을 뜯기게 됐다. 현지 언론은 "법원이 압류결정을 내린 뒤에야 주차장이 견인차를 불러 자동차를 끌어냈다"고 보도했다.
사진=소이모토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