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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산했는데 살인이라니’…10년 옥살이 후 풀려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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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산으로 살인 혐의 받고 10년 복역한 바스케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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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소 직후 기뻐하고 있는 바스케스(로이터·연합뉴스)


엘살바도르의 한 여성이 사산(출산 때에 태아가 이미 사망해있는 경우의 분만)을 했으나 경찰이 이를 살인으로 기소해 10년 옥살이 후 최근 출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지난 2월 감형 조치로 감옥에서 풀려난 엘살바도르 여성 테오도라 바스케스(35) 사연을 소개했다.

10년 전 사산 당시 바스케스는 둘째 아이를 임신한 지 9개월째 되는 임산부였다. 어느 날 이전과 달리 뱃속의 아이가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뒤이어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바스케스는 다급히 구급차를 불렀지만 세 시간 동안 구급차는 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화장실에서 죽은 아이를 낳은 바스케스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가 경찰을 마주쳤는데, 이 경찰은 현장을 목격하고는 바스케스를 살인으로 기소했다.

바스케스는 법원에서 살인 혐의가 인정돼 30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10년 7개월 동안 옥살이를 하다가 감형 조치를 받고 지난 2월 출소했다. 풀려난 바스케스는 “감옥 밖에서 아들이 내게 용기를 불어넣어줬다”면서 “한 아이를 잃었지만 남은 아이마저 잃을 수는 없었다”면서 소회를 밝혔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바스케스가 구속된 이유는 엘살바도르의 강력한 낙태규제법 때문이다. 엘살바도르는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낙태 수술을 하거나 낙태를 돕는 사람도 처벌한다. 이 법에 따르면 의도적인 낙태뿐만 아니라 조산도 살인 혐의와 엮일 수 있다.

현재 이 법에 따라 징역형을 받은 여성의 숫자는 공식적인 통계로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엘살바도르 시민 활동가로서 ‘시민들의 모임’을 이끌며 바스케스의 석방을 요구해온 모니카 에레라는 “이 법에 따라 최소 24명의 여성이 많게는 35년형까지 선고받아 감옥에 갇혀 있다”고 주장했다.

텔레그래프는 바스케스가 “경찰과 법원이 매우 부당한 결정을 내렸지만 복수심 같은 건 없다”면서도 “여성은 자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고, 누군가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면 그건 그들 스스로 결정할 개인적인 일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고 전했다. 

사진=사산으로 살인 혐의 받고 10년 복역한 바스케스(로이터 ·연합뉴스)

유영재 수습기자 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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