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회사에 수차례 벌금 딱지를 부과한 경찰관을 청부 살해하려 한 남성 사업가가 경찰의 함정 수사에 빠져 체포됐다. 이 남성은 이슬람교에서 신성한 기간인 라마단이 끝날 때까지 청부 살인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즉 무슬림인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 크로니클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휴스턴 이스트사이드에서 해운물류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47세 남성 모함메드 모하메드는 휴스턴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 사형까지 가능한 살인교사 혐의로 기소됐다.
전날 아트 아세베도 서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용의자는 자기 사업체에 수차례 안온방해 티켓을 발부한 한 베테랑 경찰관을 죽이기 위해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안온방해는 직접적인 가해행위가 아니라 매연이나 가스, 음향, 광열, 또는 진동 등 으로 이웃 토지의 사용을 방해하거나 이웃 거주자의 생활에 고통을 주는 것으로, 미국에서는 뉴슨스(생활방해)라고 부르며 손해배상의 책임을 져야한다.
용의자의 경찰관 살해 계획은 지난달 말 한 정보 제공자 덕분에 확인됐다. 이에 따라 휴스턴 경찰은 비밀 수사관을 살인 청부업자로 가장해 용의자와 접선을 시도했다. 참고로 이런 합정수사는 미국에서 합법이다.
비밀 경찰관에 따르면, 용의자는 처음에 해당 경찰관에게 염산 테러를 가해 불구로 만들 생각이었지만, 점차 생각을 바꿔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하기로 결심했다.
용의자의 표적은 휴스턴 경찰에서 삶의 질 문제를 다루고 있는 차별적 대응팀 일원으로 지난 20년간 현장을 뛴 베테랑 경찰관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살인 청부업자로 가장한 수사관을 만날 때마다 얼굴을 반다나(스카프의 일종)나 야구모자로 가렸다. 그리고 라마단 기간이 끝날 때까지 청부 살인을 미뤄달라고 요청하며 선수금 500달러를 건넸다.
이후 경찰은 용의자에게 표적이 된 경찰관이 청부 살해 당한 것처럼 꾸며 사진을 찍었고 수사관은 용의자에게 약속한 대금을 받는 것처럼 접선을 시도했다. 그리고 거기서 경찰특공대(SWAT)가 용의자를 체포, 나머지 청부 대금을 증거로 수집한 것이다.
한편 용의자는 현재 수감 중이며 법정 출두를 앞두고 있다.
사진=모함메드 모하메드(휴스턴 경찰서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