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모든 사람에게 한 가지씩 재능을 주었다는 말이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20대 여성은 불편한 신체장애에 맞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왜소한 체격의 알피나 프레스타(28)는 이탈리아에서 이제 알려지기 시작한 오페라 가수다. 그녀는 뇌성마비의 한 형태인 ‘경직성 근육 긴장 이상의 사지부전마비’(spastic dystonic tetraparesis)를 앓고 있어 평소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한다.
팔다리에서 저절로 경련과 비틀림이 일어나 스스로 일어서 있기도 힘들지만 오페라 공연을 할 때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연약한 몸에서 파워풀하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가 뿜어져 나와 좌중을 압도한다.
실제 이탈리아 카타니아의 산타가타 교회에서 프레스타가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영상이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2일 대중에게 공개됐는데, 이는 48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전 세계 팬들의 박수갈채와 지지를 받았다.
프레스타가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것은 네온 문화 협회(Neon Cultural Association) 덕분이기도 하다. 협회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연극, 오페라 같은 예술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협회장 스테파니아 리치아델로는 알피나의 공연 대부분을 함께 한다. 프레스타 뒤에서 두 팔로 그녀를 지탱하고, 한 손에는 마이크를 들어 프레스타가 똑바로 서서 편안하게 노래할 수 있도록 공연 내내 버팀목이 되어준다.
오페라 신성으로 떠오른 프레스타는 “그렇게 많은 관심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내 열정으로 다른 사람들을 웃게 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든다. 음악은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엄마 안토넬라는 “딸은 여러 번의 수술을 받으며 자신의 병에 맞서기 위해 노력했지만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딸은 전사의 힘을 지녔다"고 말했다.
사진=페이스북(Associazone Culturale Neon)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